도시능향록 13-2장
도시능향록 13-2장
불이 켜져 있지 않은 방안에 한붕은 의자에 앉아 창 밖의 월색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언제쯤이나 다시 이 밝은 달을 감상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안있어 한붕은 바로 출국할 생각이었다. 교봉군이 그를 찾아와 만염군을 유인하는 것을 상의한 이래로 순풍에 돛을 단 듯 했다. 다만 이곳을 떠나 유럽으로 잠입하는 것이 한붕이 이 일을 올바로 처리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쌓아놓은 자신의 전부가 있는 영화로운 도시를 떠나는 것에 한붕은 깊디 깊은 자책이 드는 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들을 잘못 가르친 것은 한붕의 시종 최대의 근심이었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 아들만의 전적인 책임이 아니라 자신 또한 피할 수 없는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 한붕은 아들이 있는 건너편 방안에 있었다. 그는 경찰측에서 제공하는 보호를 거절했다. 최대한 경찰력의 남아 있는 힘을 병원 안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한붕은 결코 처와 딸 그리고 심영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들에게 완전히 경찰측의 안배에 따르도록 했다.
한붕은 시위원회에 휴가를 청한 이후 계속해서 이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아무도 그가 이 곳에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다만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전기가 마련될 것이었다. 한붕은 태양이 일찍 떠 주기를 갈망했다. 눈꺼풀이 두어번 파르르 떨렸다. 한 줄기 불길한 예감이 한붕의 심장 밑바닥을 스쳐 지나갔다.
왕전국은 병실이 있는 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왕연 그녀들이 병실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왕대장님! 이 시간에 수고 많으시네요! “
왕연이 먼저 다가와 왕전국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계속해서 그가 한건의 보호 공작을 책임지고 있었다.
“별말씀을요! 이건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방금 제가 한백부님 전화를 받았는데 오늘밤은 전부 병원에들 있으시랍니다. 내일 아침 직접 비행장으로 이동하신다고요! “
“저도 받았어요! 집으로 돌아가 짐 좀 챙겨 오려고요. “
“그럼 빨리 갔다가 빨리 돌아오세요! 제가 사람을 시켜 한건의 옆에 병실 하나를 치워놓으라 하겠습니다. 그 곳에서 하룻밤 지내시면 될겁니다. “
왕연 그녀들이 떠나간 후 왕전국은 다시 부근을 한 바퀴 둘러봤다. 경찰이 설치한 현재의 초소를 왕전국은 매일 두 번 검사를 했다.
왕연과 딸 한빙 그리고 며느리 심영은 경찰측이 제공한 상무차 안에 앉아 있었다. 이 차는 장갑용으로 방탄 유리가 설치되어 있어 전문적으로 이런 종류의 임무를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연일 바빴던데다 정신적인 고도의 긴장으로 인해 그녀들은 굉장히 지쳐 있었다.
“류경관님! 저도 가는 김에 집에 좀 들렀다 나올께요. 앞 쪽에서 멀지 않거든요! “
이 번에 출국하면 언제 돌아올 줄 모르는 것이었다. 심영은 집에 들러 간단히 챙겨나올 생각이었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경관은 경찰학교를 막 졸업한 젊은 경관이었다.
차 안에는 또 진씨 성과 백씨 성의 두 경찰관이 동승해 있었다. 모두 형경대에서 뽑혀온 것이었다. 차가 심영의 집 아래층에 도달하자 백경관과 심영이 함께 차에서 내리고 왕연 그들은 차 안에 남아 있었다.
“이제 하룻밤만 잘 지키면 돼! 너희들 내려가서 뭐 좀 먹고 와. 여기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 놀러 가거나 하면 안돼! “
왕전국은 병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최후에는 한건의 병실에 도달했다.
“그럼 왕대장님 부탁 드립니다. 저희는 야식 좀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
문 입구를 지키던 두 명의 경찰관이 떠났다.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왕전국은 깊은 숨을 한 번 들이켰다. 잠시 복도를 살펴보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병상 위에는 한건이 현재 호흡기를 이용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왕전국은 한건을 바라보자 마음 속에 원한과 불안감이 충만했다. 그는 자신의 애인과 아이를 잔인하게 죽인 흉수였다.
왕전국의 혼인은 전형적인 정략결혼의 결합이었다. 그의 아내는 같은 혁혁한 권세가문 출신이었다. 그의 아내의 전신에 충만한 공주병의 기운을 왕전국은 감당할 수 없었다. 혼인은 다만 정치결합의 연결고리였을 뿐이었다. 그들 부부는 평시에 만나는 것 조차 적었으므로 아이 역시 없었다. 두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은 부조화스러웠고 모순됐다. 매번 한 번씩 만날 때 마다 두 사람은 온갖 괴로움을 주고 받았다.
일차적으로 우연히 왕전국은 만염문과 결합을 할 기회가 온 것이었다. 두 사람의 감정은 대단히 공허했기에 자연히 함께 나아갈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비밀리에 동거를 한 이후 왕전국은 비로서 알게 되었다. 만염문이 만염군의 누이동생이라는 것을. 만염문과 오빠 만염군은 본질적으로 구별이 있었다. 만염문은 온유하고 어진 마음을 갖고 있어 사람하는 사람을 위해 묵묵히 모든 것을 바쳤다.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두 사람은 만난 이래로 공공장소에는 함께 출현하지 않았고 단지 소수의 몇 사람만이 그들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만염문의 사고를 알게 된 후 왕전국의 고통은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왕전국은 계속 만염문의 복수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또 이 비극의 당사자인 한건을 보호할 책임이 있었다. 매번 이 곳에 올 때 마다 왕전국은 이것이 하늘이 내린 그에 대한 치욕과 징벌로 여겼다.
방금 그는 한건을 처치하라는 만염군의 전화를 받았다.
왕전국과 만염군의 관계는 대단히 미묘했다. 두 사람은 의식적으로 만나는 것을 피해왔다. 왕전국은 경찰의 입장에 서서 만염군 이 흑사회의 두목을 본능적으로 배척했다. 만염군은 오빠의 입장에 서서 왕전국 이 매부를 마음 속에서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다만 비밀 핸드폰으로 연락하는 관계를 취해 상호 소식만을 전달해 왔던 것이다.
왕전국은 그들에게 경찰의 토벌에 대해 전신을 물러가 있도록 했다. 만염군 또한 최대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이제 만염군과 왕전국의 관계는 이전의 비밀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반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왕전국은 그의 이렇게 하는 것이 속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호흡기를 꺼버리기만 하면 한건은 이 분이 지나지 않아 생명이 끊어질 것이었다. 잠시 고려를 한 후 왕전국은 손을 호흡기의 스위치로 가져갔다.
방 안에 동정이 있었다. 본능적인 반응으로 왕전국은 쾌속하게 총을 꺼내 들었다.
“당신은 왜 들어온거지? 총을 안뽑았다면 당신은 회피할 이유라도 댈 수 있었을텐데! “
손옥려가 이 순간 모서리에 있는 병풍 뒤에서 총을 겨눈 채 나왔다. 두 사람은 서로 총을 겨눈 채 서로를 노려봤다.
“여기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건가? “
왕전국은 천천히 뒤로 걸어가 병상에 닿아 한건을 바라보았다.
“난 만염문의 보모를 계속 추적해 찾아냈지. 그런 다음 모든 것을 알았어! 당신은 정말 총명하군. 뜻밖에도 그녀를 경찰 아파트 안에 숨겨 놓다니! 이것이야말로 이른바 등잔 밑이 어둡다인가? “
손옥려의 눈 안으로 깊은 동정의 눈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계속해서 왕전국에게 감탄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 내부의 전언을 들으니 만일 자신이 오지 않았더라면 부국장의 자리는 그의 것이 틀림없었던 것이다. 비록 이렇게 되었지만 왕전국은 한결같이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 손옥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나와 염문의 사정은 단지 만염군과 그녀만이 알아. 일이 발생한 후 만염군은 경찰이 그녀를 통해 나를 찾을까 걱정해 그녀를 없애려 하는 것 같았어. 그녀는 염문을 한 두해 돌봐준게 아니라 난 정말 참고 있을 수 없었어. 따라서 그녀를 숨길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신이 찾아내버렸군! “
“당신은 경찰이야! 이러면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잘 알잖아! “
“알지! 하지만 남자는 사랑하는 여인의 복수를 책임져야해! 그녀 뱃속의 아이는 또 우리 집안 유일한 혈육이었어! “
“유일한? “
“나와 그 명의상의 마누라는 결혼 한 후, 그녀는 아이를 생각치 않았고 나 역시 강요하지 않았어! 그러는 동안에 난 고환염을 앓게 되었지. 일이 바빠 당시에는 개의치 않았어. 후에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늦었어. 의사 말이 이미 불임병이 되었다는 거야. 염문이 그녀가 임신했다고 말했을 때 본래는 하느님이 우리 왕가의 후손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배를 하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런 잡종의 손 안에 모든 것이 박살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지! “
왕전국은 대단히 격동했다. 총을 든 손이 끊임없이 떨고 있었다.
“당신 냉정해! 총을 내려놔! 절대 자신을 망가뜨리지 마… “
손옥려는 좋은 말로 타이르며 참을성 있게 그를 설득하려 했다.
왕전국은 깊은 숨을 몇 번 들여 마셨다. 천천히 총구를 내렸다. 손옥려는 왕전국이 이미 풀어지는 것을 보고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 인생은 벌써 망가졌어! “
이 때 왕전국이 갑자기 병상의 한건에게 연속해 두 발을 총을 당겼다.
“안돼! “
손옥려 역시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왕전국의 심장을 관통했다.
- 계속 -
이 것 밖에 가져갈 수 없겠지! 심영은 간단한 몇 가지 옷만을 들었다.
“백경관님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모두 다 됐어요! “
심영은 다시 사방을 한 번 둘러봤다.
“그럼 우리 내려가죠! “
백경관이 앞서서 방문을 열었다. 어떠한 조짐도 없었는데 한 줄기 차가운 한광이 백경관의 목을 뚫었다.
“아! “
심영은 백경관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바라봤다. 선혈이 마치 분수처럼 그의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어서 세 명의 복면을 한 대한들이 뛰어 들어왔다. 들고 있는 빛이 번쩍이는 칼날이 심영을 향해 다가왔다.
한붕은 계속 대문의 CCTV 화면을 통해 며느리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정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일이 벌어진 것을 보자 장도를 움켜쥐고 내달려 건너갔다. 며칠 전 호신용으로 산 것이었다. 한붕이 들어갔을 때 심영은 이미 벽 모서리로 몰려 있었다. 장도를 한 명 대한에게 느닷없이 휘둘러 갔다. 한붕은 젊었을 때 용맹성과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했다.
“이 늙은 것이 제 발로 찾아오다니! 처치해! “
그 대한의 반응은 극히 빨랐으나 한붕에 의해 일도를 어깨 위에 맞았다. 선혈이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자 급히 손으로 막으며 동료들을 불렀다. 나머지 두 명의 대한 들이 포위를 하며 다가왔다. 한붕과 그들의 육박전이 전개됐다. 한붕은 결국 나이가 많았다. 몇 수 겨루지 않아 좌우로 배에 일도를 찍혔다. 이 비수는 아주 특별히 전신이 원주형으로 된 것이었고 상면은 극히 예리한 홈이 파여 있었다. 선혈이 분수처럼 상처부위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한붕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이 늙은 것이 제법 솜씨가 있군! 이제 천천히 죽어 갈거야! “
세 사람은 다시 심영을 둘러싸며 다가갔다. 심영은 이미 공포에 질려 전신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때 한 인영이 마치 갑자기 방 안에 있었던 것 같이 출현했다. 일진 귀를 찢는 골절되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막룡은 마치 광풍과 같이 날아들어 순식간에 세 사람의 사지를 절단 냈다. 막룡은 한붕을 부축여 그를 소파 위에 앉히고 손으로 상처입구를 틀어 막았다.
“고… 고맙네… 어떻게 들어 온건가… “
“옥상을 통해서요! “
“자네 보기에 내가 살 수 있을 것… “
“그들이 사용한 것은 아마존 방혈도입니다. 일단 당하게 되면 내장을 상해서… “
“잘 알겠네… “
“방금 전화 한 통을 받느라 약간의 시간차로 일을 그르쳤습니다. 한건 그가… “
막룡은 방금 한건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받았었다. 그것 때문에 한붕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흉수는 잡았나… “
“왕전국입니다! 이미 손옥려에 의해 현장 사살되었습니다.! “
“왕부곤의 아들이군… “
“네! “
“그럼 나 잠시 이야기 좀 할 수 있게… “
“국장님 사모님과 딸이 아래에 아직 있습니다. 그들은 동시에 손을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아래로 내려가 봐야 합니다! “
막룡은 즉시 젓가락을 이용하여 천을 둘둘 말아 한붕의 상처부위에 찔러 넣었다.
“용… “
심영이 이 때 다가왔다. 눈물이 가득한 어슴푸레한 눈으로 애처롭게 막룡을 바라봤다.
“당신 시아버지가 중요한 유언을 하실 모양이요. 잘 들어요! “
막룡은 심영을 바라보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막룡… 기억해주게… 자네와 나의 약속을… “
한붕은 막룡을 향해 일성 소리쳤다. 막룡은 망설임 없이 비쾌하게 아래 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아버님! 무슨 하실 말씀 있으세요? “
심영은 한붕의 등에 등받이를 대어 기대도록 했다.
“영아… 우리 부자가 너에게 미안하구나… “
한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목소리가 더욱더 떨려왔다.
“아버님! “
심영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시아버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었다.
“영아… 다른 말은 할 수 없고… 내 많은 일들을 인계해 줄 테니… 반드시 잘 기억을… “
한붕은 상처부위의 젓가락을 움켜 잡았다. 다시 안으로 찔러 넣자 선혈이 흐르는 속도가 감해졌다.
“건아가 죽었어… 또한 업보를 받은거겠지… 하지만 왕전국이 이렇게 죽었으니… 그의 부친 왕부곤은 시위서기야… 반드시 분쟁에서 손을 뗄 수 없을거야… 그는 반드시 너희들을 놔주지 않으려 할거야… 난 계속 그의 심복이었어… 그의 비리행위를 하나 하나… 모두 증거를 남겨 놓았어… 너희 집 건너편 집의 컴퓨터 안에… 비밀번호는 너와 빙빙의… 이름의 획수야… 너네들의 금후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왕부곤과 담판하려면… 기억해… 증거를 손옥려에게 넘겨줘… 그녀의 뒷배경은 단단하니… 내가 또 왕연 모녀와 너를 위해… 돈을 남겨 놓았어… 통장 비밀번호 역시 컴퓨터 안에 있어… 내 이 한평생 비록 청백하지는 않았고 잘못한 것도 많았지만… 이 돈 또한 비록 부정한 곳으로부터 모은 것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탐욕을 부리지는… “
한붕의 목소리가 가면 갈수록 미약해져 갔다. 그는 주위가 차츰 차츰 차가워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영아… 내 너에게 너무나 많은 일을 저질러… 네 일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 남은 평생은 보상을 받기를 희망해… 내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죄를 범했으니… 내가 간 후… 그들이 너희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도 있어… 내 이미 막룡에게 부탁했어… 그가 너희들을 잘 보살펴 줄거야… 그라면 너희들을 감히 업신여기지 못하게… “
한붕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호흡이 정지되어 있었다.
“언니가 왜 안 내려오지? 내가 가서 볼께요! “
한참을 기다려도 심영이 내려오지 않자 한빙이 약간 조급해 했다.
“제가 백경관에게 전화를 해보죠. “
운전대를 잡고 있던 류경관이 핸드폰을 들었다. 이 때 한 대의 소형 박스 트럭이 그들의 차 앞 삼십여 미터 앞에서 천천히 멈춰 섰다.
“백경관이 왜 전화를 안 받지… 엎드려! 총이다! “
류경관이 전화를 걸고 있을 때 전면 트럭의 박스 문이 갑자기 열리는 것이 보였다. 박스 안에는 세 명의 남자가 서있었다. 그들은 81식 돌격소총을 들고 있었고 중간에는 그 총에다 유탄 발사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한 줄기 불빛이 번쩍이며 극렬한 폭발음이 들렸다. 상무용 차량 전면의 방탄 유리에 폭발했다. 세 줄기 돌격소총이 동시에 불을 뿜으며 미친 듯이 차를 향해 타격을 가했다.
왕연 그들은 류경관의 말을 듣자마자 모두 일시에 몸을 엎드렸다. 차 좌석의 등받이 내부 역시 모두 방탄용 강판이었다. 격렬하게 쏘아져 오는 총알이 탕 탕 거리며 소리를 냈다. 총알이 든 탄창이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그 중 두 명이 탄창을 바꾸기 시작했다. 다른 한 사람은 박스에서 뛰어 내리는데 손에는 수류탄을 쥐고 있었다. 상무용 차량 십여 미터 까지 접근해 안에다 던져 넣으려 했다.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막 상무용 차로 던지는데 한 커다란 손이 나타나며 그것을 가로챘다. 막룡이 이 때 이미 건물에서 뛰어 나온 것이었다. 공중의 수류탄을 낚아채며 동시에 마치 치타와 같이 전면의 대한을 덥쳤다. 속도가 너무 빨라 대한은 근본적으로 반응을 할 수 없이 막룡에 의해 아래턱을 움켜 잡혔다.
막룡은 이 때 수류탄을 트럭의 박스 안으로 던졌다. 동시에 추진력을 감하지 않은 채 대한의 아래턱을 그대로 잡아채며 자신은 바닥으로 엎드려갔다. 대한의 얼굴이 바닥과 닿는 순간 막룡은 움켜쥔 그의 아래턱에 힘을 가해 바닥에 쳐박았다. 막룡은 대한의 후두부가 마치 파편이 튀듯 파열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때 다시 일성의 강렬한 폭발음이 전해졌다. 막룡은 대한의 가슴 앞에 소총을 집어 들고 그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탄창 하나를 꺼냈다. 막룡이 몸을 일으켰을 때는 이미 탄창을 간 후였고 총알이 장착되어 있었다. 트럭의 박스는 이미 폭발로 변형이 되어 있었다. 그 두 사람은 피떡이 된 채 위에 엎어져 있었다. 총을 겨눈 채 쾌속하게 트럭의 전면으로 다가갔다. 막룡은 앞쪽에 운전기사 역시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핸들 위에 엎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붕 부자가 동시에 죽었다는 소식이 다음날 시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원인은 몇 가지 같지않은 판본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거리의 소식은 두려울 정도로 전파 속도가 빠른 것이었다. 손옥려는 진정 귀찮은 일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야전 사령관인 만염군을 체포하려 진행했으나 만염군은 부하들도 모르게 행방이 묘연했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봐도 어떠한 실마리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인간세상에서 잠적한 것만 같았다. 며칠 후 다시 한 가지 폭발성 있는 일이 신문에 실려 길거리 골목의 이야기 거리의 주제가 되었다. 시위 서기인 왕부곤이 중대한 비리혐의로 중앙기율위원회의 깊은 조사가 진행중 이라는 것이었다. 일시간에 성 전체에 소문이 풍성하게 퍼져갔다.
심영이 일신에 입고 있는 순결한 하얀 장치마에 월광이 투영되어 한줄기 냉염한 분위기가 드러나 있었다. 이 곳은 막룡 산장의 화원 안이었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그녀와 시어머니 그리고 한빙은 막룡에 의해 이 곳으로 온 것이다. 시아버지와 남편이 떠난 것에 대해서 심영은 조금의 슬픔도 없이 해탈했다고 할 수 있었다. 일종의 매우 복잡한 정서가 시종 심영을 감돌고 있었다. 한붕이 컴퓨터에 모아 두었던 그들 미간 동영상을 심영은 이미 지워버렸다. 사정은 모두 지나가 버린 것이었다. 심영은 그것들에 더 이상 얽혀있고 싶지 않았다.
“언니! 아직 안자? “
한빙이 다가왔다. 그녀는 아직까지 슬픔 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심영은 아무 말 없이 한빙을 품 안으로 끌어 안았다. 심영은 그들 부녀, 남매간의 감정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잘 알고 있었다.
“용오빠는 왜 아직도 안 쉬지! “
한참 후 한빙은 심영의 품 안에서 벗어나며 막룡의 서재에 아직 불이 밝혀 있음을 본 것이었다.
“아직도 만염군이 어디로 도피했는지 추측하고 있는건가? “
심영 또한 막룡의 서재를 쳐다 보았다.
“요즘 너무 고생이 많아! 우리 가서 오빠보고 일찍 쉬라고 이야기해요. “
“그건… “
심영은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한빙에 의해 잡아 끌려갔다.
“이렇게 늦었는데 너네 왜 안자고 있어! “
심영과 한빙은 거실에서 왕연과 마주쳤다.
“엄마! 우리 밖에서 보니 용오빠 서재에 아직 불이 켜져 있어서 좀 가보려고. “
“휴! 이 며칠간 바빠서 죽을 지경인 것 같아 보여! “
왕연은 막룡에 대해 마음 속으로 감격이 충만했다. 막룡은 그녀들을 구해 주었을 뿐 아니라 남편과 아들의 장례식을 모두 그가 맡아 처리한 것이었다.
“들어 오세요! “
막룡은 서재 안에서 만염군의 자료들을 보고 있다가 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를 들었다.
“아룡! 너무 무리 마! 어서 좀 쉬어! “
이 호칭은 막룡이 왕연에게 부르게 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자 뚜렷이 그토록 서먹서먹하던 것이 없어졌다.
“백모! 빙빙 당신들 어떻게… 영… “
막룡은 몸을 일으키다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심영을 보았다. 이 며칠간 두 사람은 모두 상대방을 피했다.
“양사장님 그들은 모두 쉬고 있어요? “
한빙이 묻는 것이었다.
“모두 쉬고 있어. 옥려는 경찰서에 야근일걸? “
“정말 모두에게 어떻게 감사할지 모르겠어! “
“백모! 그런 말 마세요. 모두 당연한거죠. 전 만염군의 자료 좀 보고 있었어요. “
“뭐 좀 발견했어? “
“백모! 만염군이 쓴 이 문서들 좀 봐보세요. “
막룡은 한 무더기 문서를 왕연에게 건네 주었다. 만염군의 소재를 추적하기 위하여 막룡은 손옥려가 수집한 자료를 전부 복사한 것이었다.
“나야 지식이 별로 없으니 봐도 이상한 점을 모르겠는데? “
왕연은 문서를 딸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이건 보통의 공작 총결산 및 데이터 분석인데. “
한빙은 이들 문서와 만염군의 행방과의 아무 관계를 찾을 수 없자 다시 문서를 심영에게 전해 주었다.
“만염군의 글씨는 아주 일반적이네요.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는 대단히 또박또박 쓰여져 있어. 그는 분명 아라비아 숫자의 표준체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 같아요. “
심영은 한동안 세밀히 바라보다 차이를 발견했다.
“당신은 여전히 세심하군! 맞아! 그의 쓰여있는 아라비아 숫자와 한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어. 이것은 그가 반드시 긴 시간 동안 아라비아 숫자의 표준 서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어. “
“이게 또 뭘 설명해주는데? “
왕연 그들은 모두 흥미가 치솟았다.
“이것이 설명하는 것은 만염군이 군대를 나온 것이라는 것이지. 게다가 통신병! 또 그의 말투 또한 큰 단서야. 이미 체포한 인원들과 그와 접촉했었던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만염군은 상당히 확실한 후난성 샹탄 말씨라는거야. 그리고 그의 누이 만염문은 표준의 보통화였고. “
“용오빠의 말은 그들이 후난 샹탄 사람이 아니라는거네. “
“맞아! 손옥려가 후난 샹탄의 경찰측에 연락을 했지만 그들에게서 어떠한 실마리도 없었어. “
“그럼 그들은 어디 사람 이라는거야? “
“방금 그들 회관의 연회 영상을 보았어. 만염군이 치사의 맺음말을 할 때 입버릇 비슷한 한 마디를 내뱉었어. 그 때 그가 이미 마이크와 멀어져 있어 부주의하면 근본적으로 들을 수가 없었어. 나 역시 소리를 계속 확대하고 잡음을 소거해서 겨우 들을 수 있었어. 그건 산서 양천 일대의 방언이야. 당시 그가 말한 것은 표준의 산서 양천 말투였어. 이 말을 통해 나는 그가 산서 양천 주변의 일백 키로 미터 이내에 잠적해 있으리라 생각해. 또 한 가지 만염군이라는 이 이름도 십중팔구는 가짜일거야. “
“그럼 그는 산서 양천 사람일 수 있겠네. 하지만 진실한 이름 또한 찾을 수 없잖아! “
“그가 샹탄 말을 그렇게 잘하는 것으로 보아 샹탄 생활을 아주 오랜 시간 했다는 것을 설명 해주는거지. 또 그가 샹탄에서 복무했다는 것도 설명해주고. 양천 출신으로 통신병을 샹탄에서 근무한 사람을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야! “
“그럼 빨리 옥려에게 알려줘! 그들을 잡아버리게! “
“만일 만염군이 경찰에게 잡힌다면 그의 교활함으로 보아 반드시 죄행의 최대 정도를 빠져 나가버릴거야. 반드시 사형을 받는다고는 장담할 수 없어. 그가 옥중에 있게 되면 운 좋게 빠져나간 수하들에게 사주를 하게 되면 당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 가게 돼.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바로 우두머리가 쓰러지면 따르는 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법… “
막룡은 확실한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의사는 이미 대단히 분명했다. 왕연 그녀들은 잠시 침묵했다. 이 며칠간 그녀들은 이미 사람이 떠나가면 인정도 떠나간다는 것의 뜻을 깊이 깊이 체험하고 있었다.
“당신 만염군을 추살하러 가려고요? “
심영이 묵묵히 막룡을 바라봤다.
“나는 당신들 위험을 최저 정도로 낮추려는거요! “
막룡의 얼굴색은 대단히 단호했다.
“그럼 당신 언제 움직이려고요? “
“내가 걱정되는 것은 만일 이렇게 내가 떠나가면 옥려가 반드시 의심을 품을 것이라는거요. “
“내게 방법이 있어! “
왕연이 한동안 사색을 하더니 하나의 방법을 생각해냈다.
양이동 모녀와 심영 자매 그리고 한빙은 비행장에서 막룡과 왕연을 배웅하고 있었다. 손옥려는 만염군의 행방을 추적 조사하느라 쫓아오지 않았다. 어제 저녁을 먹을 때 왕연이 말하길 한붕이 계속 마음에 걸려 오태산 문수보살에 가서 향을 피우고 오겠다고 한 것이다. 현재 한붕은 없으니 그녀는 남편의 이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다고 했다. 한씨 집안이 마침 다사다난한 시기이니 단독으로 다녀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왕연이 최근 심정이 대단히 다운이 되어 있으니 막룡이 자진해 나서 같이 데리고 다녀오기로 했다. 그들은 오늘 비행기 표를 예약한 것이다.
“어째서 나는 같이 못 가게 하는거예요? “
심영은 마지막에 그들과 고별할 때 작은 목소리로 막룡에게 질문했다.
“이번 길은 굉장히 위험해요! 집에서 빙빙과 자신을 잘 돌보고 있어요. 내가 마음 놓고 당신 시어머니와 타이위안에 머물 수 있게! “
“당신 반드시 자신을 잘 보호 하세요! “
심영은 자신의 정서를 억누르려 노력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