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5
분홍빛-5
5. 시작되는 사건들
"띠리리~~~"
자지러드는 듯한 핸드폰의 음향이 민우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순간 민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팬티에 사정한 후라 나른한 몸을 누이고 한가로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여보세요!"
"오랜만이군."
". . . . . ."
"나. 끅윽, 찬수야."
찬수? 아! 순간 민우는 찬수라는 얼굴이 떠오르기보다는 그의 아내 자영의 모습이 아련했다. 그건 가벼운 사건이 있었기에 더욱 또렷하게 떠올랐다.
찬수라는 인물은 그저 그런 백수의 생활을 하는 인물이었다.
부유층인 자영이 얼마간의 자금으로 조그만 사무실을 내놓고 건달 몇몇과 사채를 하는 어찌 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말하는 잉여 인간에 불과했다.
언제였던가, 그들 부부가 사는 빌라로 초대되었었다.
넷은 주거니 받거니 하며 값비싼 진열장의 술을 한병 두병 작살내기 시작했다. 상당히 좋은 향기를 지닌 술들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최소 50년산이 되는 고급 양주였을 뿐 아니라, 가격도 한 병당 중고차 한 대값이 나가는 귀한 술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마시다 찬수는 잠시 화장실을 간다고 자리를 비우고, 자영은 아내를 데리고 침실 구경을 시켜준다고 자리를 떴다.
난 자리에 앉아 술을 갑자기 찾아온 적막과 함께 비우고 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나의 목을 끌어안았다.
순간 난 아내인 줄 알고 손을 뒤로 돌려 유방을 잡았다.
"아~~~"하는 비음이 나의 손을 경직시켰다.
손안 가득 잡힌 탄력 있는 유방은 아내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 생각은 정확했다. 아내의 친구인 자영이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나의 셔츠를 파고들었다.
가녀린 손가락 끝의 날카로운 자두 빛 손톱이 나의 젖가슴을 스치며 젖꼭지에 다다랐다.
약간의 아픔을 느낄 만큼 쥐어짜듯 꼭지를 잡은 손톱으로 인해 전율을 느꼈다.
헉!
알 수 없었다. 남자의 젖꼭지에도 성감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렇게 체험하기는 처음이었다.
그녀의 손은 어느새 나의 복부를 타고 아래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나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자극했고 이어서 그녀의 칼날 같은 혓바닥이 나의 귀로 파고들었다.
어느덧 그녀의 손은 정확히 술로 인해 느슨하게 풀어놓은 바지 한가운데로 들어와 이미 커질 대로 커져 버린 성기를 귀두부터 아래의 고환까지 훑듯이 쓸어내렸다.
그녀의 입은 어느새 나의 귓불을 간지럽히듯 질겅질겅 씹고 있었고 잠깐씩 파고드는 혓바닥의 감촉은 어느덧 성기의 폭발을 유도하고 있었다.
허리로부터 시작되는 진한 쾌감이 결국 날 파경에 몰아넣었고 물컹거리며 대책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액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몇 번을 울컥거리며 쏟아져 나온 정액은 나의 팬티는 물론이고 그녀의 손을 끈적하게 더럽히고 있었다.
그녀는 사정 뒤에도 잠시 나의 귀두를 정액의 미끈거림과 함께 어루만져 주었고 잠시 후 손을 빼 들고는 빤히 바라보는 나를 두 눈도 껌벅거리지도 않은 체 손가락을 들어 입으로 향했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정액이 묻은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그렇게 작은 동굴 속에서 머물다 빠져나왔다.
부드러운 애무와 그녀의 향기에 취해 난 그곳이 친구의 집임을 잠시 잊고 있었다.
난 서둘러 옷매무시를 가다듬었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앞에 놓인 온더록스 잔의 술을 벌컥 이며 들이켰다.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어떻게. 그녀가 왜?.
나의 혼란스러움은 이윽고 다가온 아내와 찬수로 인해 소리 없이 사라져 버렸다.
부끄러웠기 때문에 벌게진 얼굴은 술이라는 매개체로 인해 감출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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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열락의 밤을 지새운 자영과 정희는 실오리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육감적인 몸을 드러내고 허공에 기다랗게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나의 몸에 이런 열광적인 끼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희는 얼굴이 달아오르며 난잡한 그룹섹스의 생각으로 음부가 움찔거렸다.
그때였다.
"얘. 너 그거 아니?"
"뭐?"
"후 후. 이건 오래된 얘긴데."
정희는 자영의 뜸 들임에 더욱 궁금증을 느꼈다. 왠지 모르게 아주 신비로운 이야기를 내뱉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너, 우리 집 초대받았을 때 우리 집 남편이 너한테 이상한 짓 했지?"
"너. 어, 어떻게 그걸?"
그랬다. 정희는 자영의 빌라에 초대되었을 때 술기운도 좀 가라앉힐 겸 자영의 손에 이끌려 침실 구경을 하러 갔었다.
사방은 온통 유리로 가득했고 가운데 퀸사이즈도 넘는 원형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일곱 색깔의 조명은 푹신한 느낌을 주는 한 가운데로 모여 있었고 난 스스럼없이 몸을 던져 엎어졌다.
역시 그랬다. 포근한 느낌의 침대는 한없이 나를 빨아들이는 듯했다.
잠시 눈을 감고 포근한 정취에 휘말려 있을 때 자영이 엉덩이로 손을 가져가며 부드럽게 쓸었다.
잠시 그 손은 그곳에 머물다 허리 부근을 파고들었다.
나의 약점을 잘 아는 자영의 손길에 난 움찔했다.
언젠가 목욕하며 자영에게 자신의 성감대를 모두 알려줬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난 가만히 느낌을 즐겼다. 서서히 손가락들이 오른쪽 유방으로 파고들었다.
젖꼭지 아랫부분을 중지로 매만지며 나머지 손으로 엉덩이의 계곡을 유영했다.
술 때문인지 모르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육체는 매우 빠르게 흥분되어갔다.
분위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자영의 손놀림도 이상했다. 너무 거칠었다. 그건 평소와는 다른 그 무엇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앗! 자영의 손이 나의 음부를 거칠게 매만지며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내려버렸다.
순간 난 고개를 돌려 자영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자영이 있어야 할 그곳엔 그의 남편 철수가 있었다.
난 너무도 놀라운 사실에 몸이 경직되어갔다.
아주 짧은 시간에 철수의 입술은 나의 입술로 파고들었고 음부를 파고든 손은 촉촉이 젖어있는 계곡 깊은 곳으로 들어와 있었다.
흡! 숨 막히는 나의 심정을 아는지 그의 입술은 나의 목덜미 성감을 자극했고 나의 고개는 짜릿함에 뒤로 꺾이어졌다.
이런, 난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
설마하니 이곳은 자기 집인데 날 어찌할까 하는 생각과 밖에 남편과 철수의 부인이 있다는 생각이 나의 내면 깊숙한 곳의 음탕함을 끄집어냈다.
아마도 이 사람은 나를 애무하고 싶어 할 뿐일 것이라는 생각에 잠시 그의 행동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의 입술은 어느새 젖가슴을 유린하고 있었고 팽팽한 나의 복부를 지나 어느새 나의 질퍽해진 음부를 강하게 빨아들였다.
아앗! 음.
굉장한 쾌감이 휘몰아쳤다. 두 눈을 감은 체 그 쾌감을 만끽할 때쯤 손가락의 침범을 당했다. 아니 손가락이 아닌 거 같았다.
난 무거워진 눈까풀을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 어느새 그는 바지를 반쯤 내리고 성기를 꺼내 나의 계곡으로 집어넣었던 것이었다.
이건 아닌데.
강렬한 그의 돌진이 순간적으로 오르가즘에 오르게 했다.
그건 실로 오랜만에 겪는 것이었다. 남편 외의 섹스.
그건 참으로 신선했다. 오로지 태어나 한 사람의 아내로서 한 사람의 성기만을 만지며 빨며 섹스하는 그런 단조로움에서 한 번에 벗어나는 것이었다.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쾌감이 폭발할 때 나의 음부 속으로 그의 정액이 쏟아져 들어왔다.
뜨끈하면서도 매끄러운 감촉.
나의 두 손은 어느새 그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있었다.
"그거, 내가 만든 일이야."
흥분된 과거의 생각을 하던 도중 자영의 말에 난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그 사건이 자영이가 만든 일? 다시금 나의 머릿속은 어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