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시작-1
인연의 시작-1
마지막으로 비밀의 통로 안으로 손을 잠입시키자, 금세 손끝에 닿는 보드라운 피부.
이어서 허벅지로 짐작되는 피부 위에 살그머니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손바닥 전체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가 싶더니, 어찌 된 일인지 뜨거워진다.
몸살이라도 앓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뜨거운 살결.
얼른 다시 심장 박동수를 확인해 봐도 은정은 깊은 수면에 빠져서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 전혀 눈치챈 기색은 아니다.
좀 전에 치마를 들어 올려서 시원한 공기를 환기해 준 덕분에 더욱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손바닥을 허벅지 안으로, 안으로 이동해가기 시작했다.
팬티 하나를 앞에 두고 통통하게 살이 오른 허벅지 안쪽 깊은 곳, 비밀스러운 음부를 눈앞에 둔 고지 앞에서 허벅지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여린 살결을 쓸어 보았다.
…………………………
아직 별 눈치가 없었다.
잠깐이지만, 어디 아픈 걸까 또다시 걱정된다.
정말 곤히 자는데, 얼마나 피곤했으면 하는 연민까지 든다.
좀 더 강한 자극을 심어 주기 위해 허벅지 안팎을 부드럽게 쓸어주면서 중간중간 허벅지 안쪽 살집을 주물렀다.
그리고 명치 끝에 올려놓은 손바닥에 심장박동 신호가 전해지기 시작했다!
움찔, 움찔,
작은 어깨도 떨리더니 목 언저리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가 빠진다.
드디어 밑밥을 물고 있다!
됐다! 이제부터는 심리전이다.
가슴 쪽 박동도 확실히 수면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젠 방법을 바꿔서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젖가슴을 쓸어 올렸다.
신중함과 정성을 듬뿍 담아서, 세심한 손가락 움직임으로 젖꼭지를 살짝 쥐었다가 비벼주면서 다시 가슴 전체를 부드럽게 쓸어주자, 심장 박동수가 확연하게 빨라진다.
젖꼭지도 손바닥에 느껴질 정도로 솟아오르고 있다!
역시 완전히 잠에서 깨어난 듯 싶은데 별 저항이 없다.
기특한 마음에, 답례로 좀 더 세심한 손놀림으로 허벅지 안쪽을 쓸어주면서 반대편 가슴도 부드럽게 주물러주자 심장 박동수가 더욱 빨라진다.
…………………………
호흡도 미세하게 떨리지만, 역시 고요하다!
내 얼굴에 감격에 가까운 미소가 피어나고,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시험해 보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최대한 차분하게 은정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갔다.
"흠… 후우…"
조소의 웃음처럼 귓가에, 새하얀 목 언저리 피부 중간에 뜨거운 호흡을 불어 넣어주자, 확실하게 꿈틀하고 반응을 보인다.
달리는 차 안이라 생각해서 너무 부끄러웠는지 예상대로 잠에서 깨어 있는 자신을 감추고 있다!
이건 순진해도 너무 순진하다.
두 눈을 덮고 있는 속눈썹의 떨림과 살짝 베어 문 입술, 붉어진 볼 상태를 보아 순진한 은정이 끝까지 참고 있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거의 이긴 것이나 진배없다는 확신이 들자, 승자의 여유까지 생겼다.
그리고 묘한 배신감이 생각의 꼬리를 물었다.
수컷의 스킨십에 익숙하다는 배반감? 이젠 다 된 밥이라는 기쁨의 이면 뒤에서 투정 같은 오기가 생긴다.
어차피 남자를 아는 몸이라면 오늘 밤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리고 은정 스스로 안기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버스도 어느덧 종착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시간이 없었다.
"괜찮지?"
더욱 뜨거운 자극을 심어 주기 위한 선전포고처럼 달콤하게 은밀히 속삭여주자, 순간적으로 몸이 부르르 떨린다.
대답도 기다릴 여유 없이 상의 속에 담긴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쥐고 비벼주면서 허벅지 안쪽을 훑었다.
귓가에 접근한 입술에서도 혀를 내어서, 귓바퀴 안쪽을 정성스럽게 빨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허헉! 오…오빠, 자 잠깐…"
전신을 부르르 떨더니, 급하게 양 허벅지를 닫고는 은정이 번쩍 눈을 뜬다.
그리곤 고양이 같은 눈망울과 당장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거의 숨이 넘어가는 애원으로 소리죽여 속삭이는 울먹임.
스커트 안에 갇힌 뜨거운 기운이 팔 전체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더 이상 팔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꾹 조이고 있는 양 허벅지 사이에서도 강한 힘이 느껴졌다.
그래도 이미 음부 아래쪽까지 파고든 손목 관절만큼은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었다.
"은정이가 너무 이뻐서. 미안…"
그리고 다시 손목 관절을 움직여서 손바닥 전체로 팬티의 중심을 꾹 눌러주곤 세심하게 반응을 살폈다.
"허헉! 오, 오빠! 알았으니까, 제발 그만요,"
음부를 덮고 있는 손을 급히 막아내는가 싶더니 은정이 더욱 품 안에 안겨서 거의 처절에 가깝게 애원한다.
역시, 그동안 애인을 통해서 충분히 겪어 본 성감에서 풍기는 반응이 갑자기 애처롭게 보이면서 모든 동작을 멈추어야 했다.
그러다 갑자기 스커트 깊은 곳의 허벅지 사이에 갇힌 손바닥의 촉감 변화를 알아차렸다.
손가락 마디 마디를 흠뻑 적시고 있는 미끈거림!
…………………………
정신이 퍼뜩 들었다.
확실히 팬티 앞을 축축하게 적시고 손안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따스함이 애액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얼굴에 스치고 바지 안에서 흉물이 요동을 쳤다.
"하아… 오, 오빠. 부탁이에요. 우리 이러면 안 되잖아요."
"괜찮아. 괜찮아. 잠깐만 있어 봐, 응?"
"아니에요. 이건 아니에요. 제발, 제발 나 힘들게 하지 마세요."
뭔가 잔뜩 내 눈치를 살피는 소녀의 호소,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는 눈망울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내 마음도 약해진다.
"그래. 알았으니까 이거부터 풀어. 빠져나갈 수가 없잖아."
팬티 전면으로 닿아있던 손가락을 거둬들이는 제스처와 함께 허벅지 사이에 갇힌 팔목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곧 꼭 닫고 있던 허벅지를 슬그머니 풀어준다.
잔인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계획대로 느슨해진 허벅지 사이에서 천천히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리고 다시 배꼽 위로 미리 확인해 두었던 팬티 위쪽 밴드를 신속하게 잡아당겨서 손바닥 전체를 비밀의 화원 안으로 쑥! 단번에 밀어 넣었다.
"헉!"
거의 동시에 은정과 내 입술에서 거친 호흡이 터져 나왔다.
흠뻑 젖은 음모! 갑자기 뜨겁게 익어버린 감자 향이 확 풍기었다.
본능적으로 손가락 몇 개로 푹 젖은 늪지 어딘가를 꼼지락거리자, 정확히 속살 사이의 틈으로 보드랍게 빨려 들어가듯 미끄러지는 손가락 한 개.
"오빠. 이러지 않기로…"
허리를 시작으로 전신을 바들바들 떨다가 더듬더듬,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녀!
그리고 은정의 표정이 차츰 굳어가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즈음이었다.
"미안.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예상치 못한 당혹감과 충격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차가운 낯빛으로 품에서 천천히 멀어지는 은정.
싸늘해진 눈가를 시작으로 자그마한 얼굴 전체로 퍼져나가는 냉기가 느껴졌다.
멍해진 내 얼굴을, 차갑게 노려보고 있다!
가슴이 오그라드는 착각 속에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손바닥이 검게 타오르던 욕정과 함께 스커트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러려고, 이러려고 나보고 여기까지 오라고 했어요?"
차창 한 쪽에 놓아둔 핸드백에서 차분하게 안경을 꺼내어 쓰더니 경멸에 가까운 시선으로 노려보는 눈동자!
용기백배했던 자신감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갑자기 할 말을 잃어버렸다.
"으, 은정아. 아니야, 그런 거 아니잖아."
너무 싸늘하게 변모한 소녀의 얼굴!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고,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비켜! 나, 갈 거야!"
"은정아. 왜, 왜 그래? 그게, 잠깐만 얘기 좀 하자."
"비키라니까!"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자, 은정이 벌떡 일어서더니 버스가 정차하자마자, 내 가슴팍을 밀치다시피 지나쳐서 버스 문 앞에 선다.
"나 먼저 내릴게. 잘 가…"
종착점에 거의 다 와서 내리는 줄도 모르고 홱 차 밖으로 나가는 뒷모습을 보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이,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치밀했던 계획, 심리전, 그리고 승자의 여유. 그 모든 계산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건가?
순진하다고 단정 지었던 은정이, 이 바보가 싹 변해 버렸다는 당혹감!
느닷없이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처럼 머릿속이 다 아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