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1
반란-1
"그래. 다 내 잘못이니 이제 그만해, 전화도 더 이상하지 말고."
"당신이 잘 한 게 뭐 있어요."
"그래, 알고 있다니까?"
"뭐 잘한 게 있다고 큰 소리예요."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해."
"나쁜 놈."
"뭐라고? 그래 내가 나쁜 놈이야. 이제 전화 그만해"
"딸깍. 뚜…."
전화기에서 오랜 시간 동안 `뚜--` 의 소리가 들려와도 진호는 한참이나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마음이 씁쓸했다.
넓은 소파에 몸을 던지고는 깊숙이 파묻었다.
어렸을 적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한 깊이가 몸 깊은 곳에서 물밀듯이 밀려 나왔다.
아직은 정이라는 것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진호는 민희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이제 겨우 결혼생활 8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부부생활을 해 왔었다.
항상 행복했고, 편안했으며, 이 세상 어딜 가더라도 이보다 더 나은 것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런 행복이나 사랑, 편안함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잠시, 아주 순간이라도 이런 큰 비극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진호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자기 왜 그래"
"응!? 아, 아냐"
샤워를 했는지 물기 젖은 늘씬한 나신에 향긋한 비누 냄새를 풍기면서 커다란 수건 한 장만을 유방 위에 걸친 금정이 옆으로 와 앉으면서 말을 걸었다.
"누구였어?"
"응!?, 아냐 아무것도…"
"거짓말…"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금정이 삐친 듯이 진호에게 몸을 던지듯 파고들면서 진호의 바지 위에 손을 슬그머니 가져다 놓았다.
.
"치. 다 알고 있어. 또 그 여자랑 전화했지…"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난 것처럼 마음이 개운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내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진호는 괜히 신경질적인 말투로 금정에게 말을 짜증을 뱉었다.
"전화가 온 것을 어떻게 하란 말이야…."
그런 진호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조금 전과는 사뭇 다른 투의 조용한 목소리가 진호의 귓가를 간질거리며, 뜨거운 바람을 몰고 왔다.
샤워를 갓 끝난 여자의 몸에서 나는 향기는 사과 향에 허브향을 보탠 것처럼 달콤함과 신선함이 묻어 코끝을 심하게 달궜다.
"다시는 전화하지 마. 알았지?"
"그래. 음."
금정의 얕고 은밀한 목소리의 속삭임에 진호는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어느새 금정의 손은 진호의 바지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속에 있던 진호의 페니스는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무언의 강한 힘에 대항이라도 하듯 몸부림을 쳤다.
"왜 그래? 갑자기?"
진호는 금정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머리카락의 물기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지, 귀 뒤쪽에서는 자그마한 물기가 맺혀 금정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는 것은 자극
그 자체라고 할 만큼 선정적이었으며, 도발적이었다.
"응. 그, 그냥…"
진호의 말에 당황했는지 금정은 말머리를 돌리듯 얼버무리고 만다.
하지만, 이미 진호는 금정의 의도를 파악이라도 하듯 천천히 그녀가 걸치고 있는 수건을 젖혔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금정의 유방은 잘 익은 봉숭아를 머리에 떠올릴 만큼 금정의 가슴에 탐스럽게 매달려 있었다.
손을 뻗어 당장이라도 따먹고 싶은 충동이 진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금정의 수건을 젖혔을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쉽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은 금정의 유두가 갑자기 밀려든 차가운 공기에 반항이라도 한 듯 딴딴하게 굳어져 가는 것이 진호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흥분하는 여자의 가슴은 그만큼 아름답다고 했는가? 아님 금정의 유방을 조금 더 음미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인가?
"아이…"
금정은 목욕 수건을 걷은 채 한참이나 보고 있는 진호의 눈길이 조금은 부담스럽다는 듯이 아양을 떠는 듯 코맹맹이 소리를 내뱉었지만, 진호의 눈길은 고정된 채 떠나지 않았다.
이내, 아담한 사이즈인 금정의 유방은 진호의 손안으로 빨리듯이 숨어들었다.
얕은 신음소리가 진호의 귓가에서 속삭이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금정의 손은 진호의 페니스를 힘차게 끌어당기고 있는 순간이었다.
진호의 입에서도 금정과 같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둘의 신음소리가 합창이라도 하듯 거실을 채운 것 또한 그 순간이었다.
"아…."
금정의 간지러운 듯 내뱉는 얕은 신음소리가 진호의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띄우게 했다.
"어때? 좋아?"
조금 전과는 달리 금정은 색이 짙은 목소리를 흘리면서 자기 유방을 만지고 있는 진호에게 의문을 품은 초등학생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의 얼굴을 하고는 진호의 볼을 두 손으로 감싸며 물었다.
금정이 질문에 진호는 유방으로 향하던 입술을 멈추고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금정의 입술을 자기 얼굴로 당겼다.
진하지 않은 금정의 향기가 진호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세 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는 진호와 금정이 포개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조그만 테이블 위로 쓸데없는 잡지들이 나뒹굴고 있었지만, 진호는 그 잡지들을 상관하지 않고, 발을 올려놓았다.
"이제 생각 그만하고, 나 좀 안아 줘. 응?"
수줍어하던 금정이 아니었다.
말을 얼버무리던 금정이 아니었다.
어느새 색녀처럼 굴고 있는 금정을 보면서 진호는 여체의 가냘픈 허리를 끌어당겼다.
하지만, 끌어당길 것은 없었다.
이미 금정의 몸 전체가 진호의 몸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래. 이제는 이혼이야.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이혼하면 되는 거야.
나도 여자가 있고, 너는.
그래, 순전히 내가 잘못했으니까 더 이상 할 말은 없어. 그래. 이혼하자."
조금 전 자신과 통화를 했던 민희를 생각하면서 진호는 자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진호는 마음을 편하게 가졌다. 비록 자기 잘못으로 이런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결코 이혼하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이 여자/ 금정과 같이 살겠다는 마음도 없었다.
단지. 남자, 아니 모든 남자가 한 번쯤 하는 외도를 이해 못하는 민희가 미웠을 뿐이었다.
"아… 자기… 아…"
어느새 금정이 몸이 달아올랐는지, 진호의 바지춤을 풀어내고 있었다.
넓은 소파 아래 금정이 무릎을 꿇고 앉아 진호의 페니스를 꺼내고 있었다.
금정은 정말 뜨거운 여자였다.
우연히 알게 된 금정은 섹스의 화신이라고 할 정도로 뜨거웠다.
잠시라도 그녀 몸에 손을 대고 있으면 순식간에 손에서 시작한 불이 온몸으로 번져 버릴 것만 같은. 말 그대로의 화신, 불의 신이었다.
진호의 페니스가 금정의 입안으로 들어갔을 때 진호는 참을 수 없는 쾌감에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아… 그, 그래…"
진호의 신음소리는 금정의 몸을 더욱더 뜨겁게 달궜고, 그 뜨거움은 금정의 입에 물려 있는 진호의 페니스에 마찰을 주기 시작했다.
진호는 금정의 왕복운동을 보면서, 상의의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바지의 허리띠도 풀어 내렸다.
지퍼 앞에 나와 있는 진호의 페니스가 금정의 입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가 다시 드러나는 모습에 진호의 성적 열기는 뜨겁게 피어올랐다.
금정은 바지와 팬티와 함께 한꺼번에 벗겨 내렸고, 그런 금정을 바라보는 게슴츠레한 진호의 눈은 이미 참을 수 없을 만큼의 뜨거운 불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좁다고 할 수 있는, 그리고 또 어떻게 보면 넓다고 할 수 있는 3인용 소파 위로 금정이 올라섰을 때는 금정의 몸 위에 붙어있던 커다란 수건은 이미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진호의 입에서 헛기침이 나온 것은 그때였다.
"컥!!…"
묘한 신음 소리 겸 기침 소리였다.
금정의 나신을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었지만 진호는 오늘따라 유난히 눈이 부신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 전 민희와 통화를 한 후였기 때문일까?
조강지처라고 할 수 있는 민희의 목소리를 들은 후 다른 여자와의 관계에서 오는 심리적 상승감이었을까?
금정의 삼각지 숲은 아주 밀도가 높은 밀림을 연상하게 했다.
앙증맞은 조그만 팬티 가로 삐쳐 나온 금정의 음모는 절로 성욕을 돋우고 있었다.
진호의 머리가 금정의 사타구니 사이 삼각지로 파묻힌 것은 바로 그때였다.
금정의 입안에서 나오는 탁한 신음소리도 때를 같이 하여 터져 나왔다.
벌거벗은 두 개의 나신이 소파 위에서 하나로 겹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 둘의 나신은 단거리 선수처럼 달리지 않았다.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천천히, 천천히 서로를 음미하며 한참이나 더 시간의 여유를 만끽하면서 서로를 알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홍진호.
이제 그의 나이 36세다.
다니던 직장의 감원 한파에 견디지 못하고 현재는 백수 겸 프리랜서로 자기 일을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
결혼 8년이라는 생활 동안 큰 평지풍파는 없었지만, 임금정이라는 여자를 만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서 생긴 생활의 금이 마침내 이혼이라는 아주 막다른 골목까지 가 버린 사나이.
진호에게 이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금정과의 섹스 행각을 민희, 즉 자기 부인에게 들킴으로써 현재는 별거 상태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결코 민희를 사랑하지 않는다거나 이혼하겠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았다.
단지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아… 나…나 이제 못 참아… 어, 어서…응?"
금정이 내뱉는 신음소리는 환상적일 만큼 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진호의 페니스는 금정의 손안에서 `늘어났다, 줄었다`를 반복하면서, 귀두 끝부분의 마찰을 표피에서 입으로 대신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진호의 손 역시 금정의 삼각지, 이미 촉촉이 젖어있는 그녀의 음부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세 개가 될 정도까지 금정의 움직임은 커다란 변화가 없었다.
세 개의 손가락이 금정의 아랫도리를 파고들었을 때, 금정은 몸을 꿈틀거렸다.
마치 지렁이가 저 먼 길을 떠날 때 출발 준비를 하는 것처럼 금정의 몸이 꿈틀거리면서 진호의 손가락에 반응 했다.
"제, 제발. 응?"
참을 수 없는 금정의 목소리는 저 지옥 끝에서 들려오는 아귀 화신의 소리처럼 진호의 귓전을 때리는 것은 음란, 그
자체였다.
섹스의 화신처럼, 금정의 몸과 소리는 그 앞에서 애무하던 진호의 이성을 삼켜버릴 것처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진호의 페니스는, 손가락이 하던 일을 대신 하려고 허리를 일으키는 순간, 금정의 손은 진호의 페니스를 자기 음부 쪽으로 강하게 당겼다.
소파에 드러누워 양다리를 들어 올려 진호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금정의 자세는 가히 음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미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나무토막이 되어 있는 진호의 페니스는 단 일 초의 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겠다는 듯이, 금정의 깊은 숲속으로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