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와 나 - 에필로그
이모와 나 - 에필로그
여름이다... 1월쯤에 칼바람을 맞아 가며 처음 쌓았던 이모와의 인연이 아직은 이어지고 있다..
미진이... 정말 좋아했는데... 헤어 졌다... 동네 대학가더니만 동네 건달선배와 눈이 맞았단다...
친구들을 통해 미진이 일을 알게 되고.. 얼마 후 미진이 에게서 헤어지자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덤덤하게 받아 들였다.. 그래도 많이 좋아했고.. 앞으로 좀 더 잘 해주고 싶었는데...
나도 그쯤에 아마 맘에 두는 여자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 힘들지 않게 미진이를 잊을 수있었다..
내 동생이 한 말이 딱 들어 맞았다.. 지지배 말이 씨가 됐는지....
나 또한 서울에서 나름의 자유를 누리고는 있었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정말이지 이때까지는 행복했다..
이모... 그리고 새로 만난 여자친구들.... 서울에서 모임을 유지하는 고향 친구들...
1월이후로 이모랑은 한달에 두 번 꼴로 만났다.. 내가 한번 내려가고 이모가 한번 올라 오고....
한 학기가 끝나고 이모에게로 갔다.. 집에다가는 방학했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서울에게 피 터지게 공부하는 줄 아셨을 부모님이다..
이모 집에서의 동거... 그럭저럭 서로에 대한 연민이 깊은 사랑은 아니더라도 서로를 소중하게 인식하는 사이는 되었다...
그런식으로... 1년 6개월 정도를 보냈다... 그 사이 난 또래 여자 친구도 사귀게 되었다...
1997년... 모든 남자에게 찾아 오는 입영이라는... 사회격리 제도....
나는 5월1일 논산 입영이었다... 여자친구 땜에 두 번을 미루고 가게 되었다....
이모와의 마지막 만남이 있던 날....
" 이모... 나 군대 가믄 좋은 사람 좀 찾아봐... "
" 그래.... " 슬퍼보였다... 지금까지 나에게 의지를 많이 했었는데.. 어린아이처럼 질투도 하고....
어리광도 잘 부리던 이모였는데....
이모와의 마지막 2주일 가량을 매우 뜨겁고 알차게 보냈다....
이모는 그렇게 나를 마지막으로 배웅해 주었다....
입영은 새 여자친구와 가족들... 그렇게... 격리되었다...
입대하고 첫 휴가.. 이모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나오면 봐야지....
일병휴가... 드뎌 제대로 된 휴가다....
집에서 어머니께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 이모 결혼 한단다.. "
" 그래??? 누구랑??? "
" 이모 가게 옆에서 가게 하는 사람이래... "
" ........ 잘 됐네...... "
나랑 못 본지 6개월이구나.. 좋은 사람인가 보네.... 잘 살아야 할텐데.... 질투보다는 이모의 새로운 생활이 더 걱정이 되었다...
그 이후로 일부러 연락을 안했다...... 이젠 연락을 하면 안된다.. 라고 내 자신에게 각인했다...
이모도 그 이후로 일부러 우리집이랑 왕래를 줄인 것 같다.. 나하고의 만남은 끊으려는 듯했다..
당연히 그래야지..... 차라리 안 보면 잊을 수있겠지... 좋은 기억만 가지고 서로를 추억할 수 있겠지....
아직도 집에 내려가면 집 앞의 공터 옆을 지날때면 그때 기억이 떠 올라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곤 합니다..
찬바람이 불 때면 나를 그렇게 잘 배려해 주던 이모 생각에 찬바람이 싫지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을 이모에게..
행복하길 빈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때면 나도 모르게 술이 늘어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