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번째 추억 하편
열두번째 추억 하편
음란하게 벌어진 틈새로 끊임없이 맑은 액이 솟아 나왔다. 음순
주변만 면도를 한건지 까실한 느낌이 입가에 있었고, 가슴을
쥐어 짜며 헤메고 있는 그녀의 손을 내려 사타구니로 가져 오자
양손으로 틈새를 벌려 클리토리스를 노출시켰다.
혀 끝에 말랑하게 돋은 클리토리스를 핥자 신음이 한층 더 높아졌고,
구멍속으로 혀를 한껏 밀어 넣었을 때 탄성이 애액과 함께 울컥
배어 나왔다.
목덜미가 뻐근해져 그녀 위로 올라 갔을 때 젖을 빠는 아기처럼
그녀가 입술로 찾아 들어 혀로 들어왔다.
심볼에 그녀의 틈새에서 흘러나온 액이 젖어 축축함이 느껴졌다.
음순으로 마찰하는 귀두의 매끄러움은 나를 늘 흥분시킨다.
삽입하지 않고 틈새를 가로 질러 느끼는 끈적함이 더 할수록
그녀의 꿈틀거림도 심해졌다.
아주 천천히 귀두를 지나 기둥으로, 그리고 뿌리 끝까지 밀어
넣자 저항이 느껴졌다. 입구는 그렇지 않았는데 질의 중간에서
약간의 좁음이 느껴졌지만 그 곳을 지나 귀두 끝에 질 입구가
닿았다. 질이 짧은 여자였다. 도돌도돌한 느낌으로 물렁뼈 같은
돌기가 질 안쪽 깊은 곳에서 귀두를 만져왔을 때 그녀는 다리를
들어 허리를 감싸고 흥분했다.
처음이니까…
처음이란 신선함이다. 신선함은 호기심이고, 호기심은 관심이다.
너무 많이 가면 어느새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자칫 지루함으로
변한다.
서늘했던 방안 공기에 뒤집어 썼던 시트와 이불이 언젠가부터
바닥에 팽개쳐져 있었고, 사정의 쾌감이 등골을 뚫었을 때 방 온도는
이내 차가워졌다. 이불을 뒤집어 썼을 때 샤워를 하고 나온 그녀가
금세 차가워진 물수건을 만들어와서 얼굴을 그리고 몸을 닦아 줬다.
‘사장님. 힘들죠? 땀봐 ㅋㅋ’
‘…사장이 뭐야’
‘그럼 오빠로 할까ㅎㅎ 오빠, 오빠, 오빠, 좋다 히이~’
그렇게 그녀와 나는 남매가 되었다. 아주 가까운 남매가…
그녀와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자주 보려면 얼마든지 자주 볼
수 있는 거리였지만 자칫 이런 관계를 들키기라도 하는 날이면
정말 곤란한 일이 생길 것이기에 그녀도 나도 의도적으로 만남을
자제했다.
그런만큼 만남의 열락은 컸다. 문자로 주고 받는 속삭임에 지치면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처럼 동시에 만남을 약속했고, 만날 약속의
암호는 ‘go?’ 였다.
Go를 던지고 go가 화답되면 여지없이 만나서 저녁을 먹고, 때로
술잔을 기울이고 때로 입술을 찾았다. 지친 업무를 그녀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고, 회사의 매출사정, 현금흐름을 꿰고 있는
그녀였기에 편안했다.
어디에도 얘기할 수 없는 치부…가정은 언제나 내가 지켜주어야 할
곳이기에 와이프에게는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은 언제나 그녀의 몫이
었다. 그녀는 내게 정말 느닷없이 찾아온 큰 행운이었고, 나는 세무
서에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그녀는 오랄을 좋아했다. 받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을 좋아했다. 방에
들어가면 늘 씻고 나오자 마자 나를 의자에 앉혀 놓고 안부 확인해야
된다는 핑계로 심볼에 입맞추고 허겁지겁 빨아 댔다.
무릎꿇고 앉아 눈을 내려깔고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기둥을 핥으면서
그녀는 아마도 채워지지 않은 욕망의 갈증을 해결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허기를 채우고 나면 무릎으로 걸터 앉아 흥건해진 틈새로
심볼을 밀어 넣고 허리를 놀렸다.
마주 앉은 체위로 힘들어지면 다시 바닥으로 내려가 애액으로 번들거
리는 심볼을 핥고 정액이 분출할 때를 기다려 그것을 마셨다.
‘단백질!’
‘나 남편이랑은 콘돔써. 느끼지도 않아. 그냥 덤비면 받아 주긴
하는데…나 목석인가봐’
‘내 안에 직접 들어오는 건 오빠 밖에 없어’
‘오빠 왜 이렇게 잘해?’
‘오빠 넣고 다니고 싶다’
‘가만 있어봐. 오랜만에 인사해야지!’
어느날 시간이 부족해서 허겁지겁 모텔을 찾아 식사를 해결하려 꼬리
곰탕을 주문해 배달이 왔을 때 밥을 먹어 배라도 나오면 미워보일까
그랬는지 반도 채 안먹고 남겼고, 그런 아이 같은 생각은 이미 없는
나는 그녀가 남긴 곰탕 그릇을 끌어 당겨 맛있게 먹었다.
‘쫌 감동했어. 더러운데 내가 남긴 걸 다 먹네…’
그날 헤어져 돌아가는 길에 온 문자였다. 문득 어느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떠올랐다. 반쯤 먹다 남긴 걸 스스럼없이 먹어주는 남자에게
애정을 느낀다는 얘기가…의도치 않았지만 그렇게 감동도 주었다.
일년이 다 지나 가고 있었다. 다시 추운 겨울이 왔고 일주년을 기념하여
연말 송년회 자리를 가졌다. 둘이 하는 송년회도 재미있다. 물론 적절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지만…
‘올 한해를 기념하면서 송년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한 해 동안 본인을
뒷바라지 하느라 힘들었던 xxx 사무장님께 감사 선물 증정이 있겠습니다.
내빈께서는 뜨거운 박수로 축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무맹랑한 멘트로 작은 선물을 준비해서 그녀의 목에 걸어 주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소주병에 숟가락을 마이크 삼아…
‘올해 제일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오빠 만난거’
‘올해 제일 아쉽다고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오빠 너무 늦게 만난거’
‘내년에 계획이 있다면?’
‘오빠랑 한 달에 최소한 두 번 만나기’
택도 없는 유치한 문답놀이에 그녀의 질문 차례가 됐고 똑 같은
그녀의 질문에 적절히 대답을 했다. 작은 술자리가 끝났고 송년회에
어울리는 둘 만의 공간이 있는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직은 뜨거운 남녀가 외부의 시선이 차단된 노래방에서 그것도
알코올이 들어가 부끄러움을 잊은 상태라면 하는 짓은 뻔하다.
몇곡인가 노래방에 어울리는 적당한 선곡으로 분위기를 잡고
맥주 한캔으로 목젖을 달래며 부둥켜 안고 흐느적거릴 때 그녀가
무릎을 꿇었다.
불투명으로 내부가 보이지 않는 구조였지만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를 불의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문에 기대어 서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를 때 바지의 지퍼를 내리는 손길 있었다.
작은 지퍼에 조금은 짜증이 났던가. 벨트를 끌러 팬티를 내리더니
아직은 힘이 들어가지 않은 심볼을 한 손으로 받쳐 든 그녀가
망설이지 않고 입술을 대는 듯 싶더니 이내 귀두를 삼켜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노래는 이미 박자를 놓치고 온 신경은 머리결에 가려 보이지 않는
그녀의 입술이 스치는 느낌에 가 있었다. 어느 새 부풀어 오른 심볼에
그녀의 가지런한 치아가 느껴지는가 싶더니 뜨거운 목젖이 닿고,
침으로 축축히 젖은 기둥을 쓸어 올리더니 사정이라도 시키려는 듯
강한 혀의 놀림과 손가락으로 압박을 주어 흔들어 댔다.
쾌감이 스멀스멀 피어 올라 정수리에 닿을 즈음 노래가 끝이 났고
난 서둘러 몇 곡을 더 입력했다. 제목도 모르는 음악을…
‘무릎 아프잖아. 이제 그만…일어나…’
그녀에게 미안했다. 딱딱한 바닥에 무릎이 아플 것이고, 목의
움직임에 콧잔등에 배어 나온 땀에 힘들 것이다. 나야 좋지만…
괜찮다며 도리질을 하며 여전히 심볼을 입에 물고 흔들자 얼마
지나지 않아 신호가 왔고, 사정의 쾌감이 온 몸으로 퍼졌을 때
그녀의 목울대로 무엇인가 삼키는 소리가 들린 것은 착각일
것이다.
바지도 채 추스리지 못하고 의자에 쓰러지듯 주저 않아 눈을
감고 쾌감을 음미하고 있자 그녀가 덮치듯 안겨 왔다.
‘사랑해…오빠…’
정액은 여전히 그녀의 입에 여운을 남기고 살아 있을거다. 난
그녀의 입맞춤에 한사코 도리질을 했다. 난 그 냄새가 싫다고…
포기한 그녀가 백을 열더니 조그맣게 포장된 상자 하나를
들이 밀었다. 연말 선물…이런 난 미처 준비를 못했는데…
봄이 되었을 때 그녀가 이직을 했다. 출퇴근이 조금은 더
편한 세무사 사무실로의 이직을 했고, 그녀와 나는 점점 익숙해
져 갔다.
처음의 열기는 어느 새 따스한 온기로 바뀌었고, 그녀가 회사의
장부를 들여다 보지 못한다는 점에 난 안도했다.
낮시간 잠깐의 짬을 내어 후미진 골목을, 어두운 지하주차장을,
한적한 강변을 찾아 그저 싼 커피를 뽑아 홀짝거리다가
그녀의 손에, 입술에 심볼을 맡기고 오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재즈 음악에 사정하는 일이 반복됐다.
봄이 지날 때 그녀의 연락이 끊겼다. 하루도 빠짐없이 판에 박힌
인사라도 있던 그녀의 연락이 끊긴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의 문자를 기다렸다.
‘나 돈 좀 빌려줘’
뜬금없는 그녀의 문자였다. 금액을 묻고, 계좌를 물어 송금
버튼을 눌렀다.
오백만원…큰 돈은 아니지만 술값으로 치부하기에는 작지도
않은 금액이었지만 난 그저 그녀의 설명을 기다렸고, 다시
보름이 지나 그녀가 나타났고, 카페 밖의 이미 여름으로 치달아
밝은 오후 햇살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나 이혼하려구. 그 동안 남편이랑 정리하느라…엄마네 가 있다가
방 얻었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빌려줘서 너무 고마워’
아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그녀의 이혼 얘기를
접하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떠오르지 않았다.
남편 사업의 부도, 집의 압류, 신용불량, 남편의 술주정…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을 한다고? 남편이 바람나서 딴 여자랑
살림차린 것도 아니고, 도박에 미쳐 가산을 탕진한 것도 아니고,
마약을 해서 미쳐버린 것도 아니고, 술에 의지해 알코올 중독이
된 것도 아니고…돈 문제로 이혼한다고?
남의 집 속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돈 문제만이 머리에
울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혼 사유가…
그렇게 또 보름 즈음이 지났을 때 계좌번호를 묻는 그녀의
문자가 있었고, 돈을 갚았다. 친오빠가 돈을 빌려 줬고, 그걸로
월세가 아닌 전세방을 구했단다.
그녀와의 만남의 횟수가 줄어든 것은 내 탓일 것이다. 돈 때문에
이혼한 그녀의 핑계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듯한 그녀의 우울한 얼굴이 불편했다. 가벼운
농담도 이혼녀의 처지로 결부시킨 그녀의 자격지심은 나를
힘들게 했고, 무엇 때문이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을 때 울먹이며 그녀가 말을 했다.
‘나 전에 오빠 애기 가졌었어. 근데 오빠한테 말하기 너무 미안
하더라. 다 내 잘못인데 오빠 일하는데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나 혼자 병원갔어. 그런데 지금 오빠는 어떻게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니. 그냥 조금 져주면 안돼?’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얘기했었으면 또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얘기는 추워지는 초겨울 날씨에
점점 높아지는 그녀의 음성을 줄이고자 마주 앉은 카페에서
였다.
테이블이 놓여 있고, 마주 앉은 적당한 이성적인 거리, 1미터가
넘는 테이블을 사이에 둔 지극히 사무적인 거리에서 들은 그녀의
말은 짜증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그녀와의 연락이 끊겼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났을 때
카톡이 울렸다.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어쩌구 저쩌구…그녀였다.
반가웠다. 이기적인 동정심으로 그저 그녀가 행복하게 홀로
잘 지내기를 바랐는데, 그녀의 카톡은 그녀가 잘 살아 있다는
반증으로 여겨졌다.
그녀의 근황이 메시지 창으로 넘실거렸고, 예전의 그 서운함도,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톡이 흐뭇하게 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비로소 그녀를 만났다. 조금은 생소했다.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그녀는 완전한 사회의 여성으로
변한듯이 예전의 그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표정도 말투도 아니
었다.
방이동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산책이라도 하려고 올림픽 공원
으로 차를 주차하자 걷기엔 좀 덥다며 그녀가 근처 편의점에서
커피 두 잔을 뽑아 왔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짧은 그녀의 지난 몇 년이 흘렀고, 익숙치
않은 그녀의 향기가 차 안을 채웠을 때 전면만을 응시하며
말을 이어 가고 있는 그녀의 목을 잡아 돌려 키스했다.
다행히도 거절하지 않고 입술을 쉽게 받아 들였다. 쌉싸름한
커피 내음이 남아 있는 타액이 뒤엉키자 바지춤에 그녀의
손이 닿았고, 나는 그녀를 돕기 위해 자크를 풀러 내렸다.
‘여전하네. 얘는 아직도 건강하네’
손으로 쥐어 강도를 확인하던 그녀가 이내 머리를 숙여 심볼을
물었다. 한가로운 주차장 임에 감사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그녀의 입술과 혀는 감미로웠다. 혀끝이 귀두에 닿을 때
그녀의 가슴속으로 파고 들었고, 뜨겁게 올라간 기온 속에
땀이 배인 가슴과 꼭지를 비틀었을 때 그녀가 몸부림쳤다.
뒷자리로 이동해서 그녀의 팬티를 끌어 내려 마주 앉아 삽입하자
흥건해진 그녀의 틈새가 태양의 열기와는 다른 느낌의 따스함을
심볼에 감쌌다. 미끄러움으로 찔걱이는 소리가 음탕함을 더했고
여름 블라우스를 풀어 여전한 꼭지를 베어 물었을 때 난 사정에
이르렀다.
‘오빠. 얘 괜찮지?’
‘응?’
‘난 그동안 건전하게 지냈지만 오빠는 못 참았을거잖아. 요새
지저분한 여자들 많다던데…’
휴지를 꺼내 흘러나온 정액을 닦고, 팬티라이너로 옷매무새를
추스린 그녀가 느닷없는 것을 물었다. 깨끗하지 못한 난잡한
성생활로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성병을 걱정하는 얘기였다.
그녀를 내려주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기분이 묘했다. 이게 날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지. 내가 그렇게 더럽게 사는 놈처럼 보였
다는 얘기잖아. 나 참…
기분이 더러웠다. 어쩌면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정상적인 여자의
당연한 걱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그래도 이건 기분이 나빴다.
문자를 보내 기분이 아주 상했음을 얘기했고, 그녀의 사과가
있었지만 나는 상처가 오래 머무는 에이형이었다.
또 한 해가 지나갔다. 그 동안 그녀에게 몇 번의 카톡이 있었지만
나는 차단을 해버렸고, 그녀는 그렇게 잊혀졌다.
올해 여름이 지날 때 문자가 있었고, 카톡으로 그녀가 나타났다.
며칠 간의 이런 저런 대화가 있었고, 그녀는 내게 술자리를 청했
지만 난 그녀가 부담스러웠기에 적당히 둘러대며 기회를 피했다.
띵띵띵띵…지난 봄 뜬금없이 사진이 주루륵 올라 왔다. 밝게 웃고
있는 그녀와 한 남자. 결혼을 전제로 두어달 만나고 있는 남자라
했다. 그녀는 내게 그 남자의 인상을 물었고, 그 남자의 프로필과
그동안의 언행과 행적 등을 자문해왔다.
인상…흠…난 눈의 총기를 가장 먼저 보는데 그건 부족했고, 잘
생긴 얼굴이지만 영리함과는 거리가 좀 있어 그다지 남자로서의
신뢰는 잘 가지 않는 인상…
언행…모순이 너무 많은 그 남자의 행적과 여자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현재와 미래계획…
가감없이 그런 느낌과 분석을 전했고, 확인해야 할 사항과 약속받고
확인할 사항을 일러줬다.
단순히 내 설명 때문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와 헤어졌다. 그리고
다시 띵띵띵띵…새로운 남자의 사진…똑 같은 과정이 이어졌고, 또
그녀는 그와 헤어졌다.
그녀는 다시 술자리를 청해왔고, 그녀의 카톡은 과거 나와의
행적을 추억하기 시작했다. 카톡의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을 때
그녀는 살이 붙었음을 알려줬고, 카톡의 변화가 있을 때 심경을
물어 왔다.
‘프로필 바뀌었네? 무슨 일 있어?
‘자기 살이 붙었네’
‘원본 좀 보내줘. 보관하게~’
소름이 끼쳤다. 자기란 단어에, 소울메이트란 단어에, 사진을 보관
하겠다는 말에 소름이 끼쳤다.
나는 부담스러움을 전했고, 그녀는 냉정함에 섭섭하다는
말과 함께 연락 않겠다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