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의 정사
대낮의 정사
비는 이튿날에도 계속 왔다. 나는 비를 맞고 사무실로 출근했다.
사무실에는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미스 강과 김남오가 출근해 있었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와 안락의자에 앉아서 우두커니 비가 오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사무실은 비가 오기 때문인지 한가한 것 같았다.
김남오는 내 사무실에 들러서 객쩍은 소리를 늘어놓은 뒤에 자신이 경영하는 한의원으로 갔다. 사무실에는 미스 강과 나뿐이었다.
"커피 드릴까요?"
미스 강이 나에게 와서 물었다.
"응."
나는 미스 강이 커피를 타오는 동안 신문을 뒤적거렸다. 신문 사회면에 안마시술소 일제 단속이라는 기사가 씌어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일부 안마시술소에서 시각장애인 외에 안내양이라는 이름의 여자들을 고용하여 윤락행위를 시키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되어 있었다.
이내 미스 강이 커피를 가지고 왔다.
"상무님. 뭘 보세요?"
미스 강이 커피잔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내 옆에 와서 물었다.
"별거 아니야."
"안마시술소 기사 보셨어요?"
"응. 미스 강도 봤어?"
"네."
미스 강이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런 곳에 가보셨어요?"
"아니."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나는 안마시술소에는 가본 일이 없었다.
"상무님. 몸이 피곤하시면 안마시술소에 한 번 가보세요."
"목욕탕에 가서 마사지하지 안마시술소에 왜가?"
"안마시술소는 안마를 해주잖아요?"
"증기탕도 해주는데.? 목욕도 시켜주고."
"안마시술만 한가요?"
"미스 강이 어떻게 알아?"
나는 슬그머니 미스 강을 떠보았다. 궁둥이를 실룩거리는 거나 얼굴의 화장기로 보아 미스 강이 예사 아가씨 같지 않았다.
"거기서 일했으니까 알지 어떻게 알아요?"
미스 강이 입술을 삐죽했다.
"그럼 안마도 할 줄 알아?"
"안마는 장님들이 해요."
"그럼 미스 강은 거기서 뭘 했어?"
"정말 모르세요?" "몰라."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마시술소가 어떻게 생겼는지 가보지 않은 이상 알 도리가 없었다.
"알았어요."
"뭘 알아?"
"가르쳐 드릴게요. 저녁에 소주나 한잔 사주세요."
"그래."
나는 쾌히 응낙했다. 내가 그까짓 소주 한 잔 못 사주랴 싶었던 것이다.
"이리 와서 엎드리세요."
미스리가 소파를 가리켰다. 나는 양복 상의를 벗고 소파에 엎드렸다.
"마침 할 일도 없어서 심심했는데 잘 됐어요. 눈 감고 가만히 계세요."
"응."
나는 미스 강이 시키는 대로 눈을 감았다.
미스 강은 구두를 벗더니 소파로 올라와서 내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뭐 이런 아가씨가 있지? 아무리 직장 상사라고 해도 엉덩이에 앉아서 안마를 해주다니...`
나는 미스 강의 정체가 궁금했으나 기분이 흡족했다.
미스 강의 토실토실한 궁둥이의 촉감. 그리고 나긋나긋한 손으로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하자 날아갈 것 같았다.
"비가 점점 심하게 오고 있어요."
미스 강의 말에 나는 눈을 뜨고 밖을 내다보았다. 밖은 비 때문에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그러네."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응."
"소나기 오는 들에 누가 오겠냐는 말이 꼭 맞는 것 같아요."
"아, 참."
미스 강이 내 엉덩이에서 벌떡 일어나 소파를 내려갔다.
"왜?"
"상무님 약 드셔야 해요."
"약?"
"갖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미스 강이 스커트를 내리더니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비싼 보약을 매일 같이 먹게 해줘서 좋기는 했지만 어쩐지 사육되고 있는 기분이었다.
"드세요."
이내 미스 강이 비닐 팩에 담긴 보약을 가지고 왔다. 나는 소파에 일어나 앉아서 보약을 먹었다.
"상무님, 어때요?"
"뭐가?"
"보약이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글쎄. 보약이니까 효과가 있겠지."
"이건 다른 약하고 달라서 금방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
"그래?"
"엎드리세요."
나는 다시 엎드렸다. 그러자 미스 강이 내 엉덩이에 앉아서 어깨를 안마하고 척추뼈를 눌러주었다.
이어서 그녀는 몸을 일으켜서 내 등을 자근자근 밟기 시작했다.
내가 눈을 뜨고 벽에 걸린 거울을 보자 미스 강이 스커트를 바짝 치켜올리고 등을 밟아대고 있었다.
`망할 년. 속옷까지 드러내놓고 뭐 하는 짓이야?`
나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어때요? 시원해요?"
"응. 아주 시원해."
"매일 해드릴까요?"
"그러면 좋지."
"공짜는 안 돼요."
"소주는 사달라는 대로 사 줄게."
"술만 먹고 어떻게 살아요?"
"그럼 어떻게 해줄까?"
"후후...!"
"왜 웃어?"
"내 요구를 들어주세요."
"뭔데?"
"차츰차츰 가르쳐 드릴게요."
"알았어. 미스 강이 사달라는 것은 뭐든지 사 주지."
"저 미스 강 아녜요."
"그럼?"
"미세스 강이예요."
"미세스? 결혼했단 말이야?"
"네."
"그럼 남편이 있어?"
"있어요."
"남편이 이러는 걸 알아도 괜찮아?"
"아르바이트인데 어때요?"
나는 어이가 없었다. 비로소 미스 강이 보통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긴장이 되었다.
"누우세요."
미스 강이 나를 눕게 했다. 나는 소파에 누웠다.
미스 강은 의자 하나를 갖다 놓고 앉아서 이발소 여자들이 그러하듯이 내 팔을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시작한 지 오래되었어요."
"남편은 뭐 하는데?"
"백수예요."
"백수?"
"집에서 빨래하고 애들 보고. 그리고 밥하고..."
"미스 강이 몇 살이야?"
"스물일곱이요."
"일찍 결혼했군."
"열아홉 살에 결혼했어요."
"그렇게 일찍?"
미스 강이 내 손을 들어서 자기 겨드랑이에 끼었다. 그때 내 손이 슬쩍 미스 강의 팽팽한 가슴을 스쳤다.
"고등학교 때 연애했어요. 졸업할 때 남자애와 여관에 들어갔는데 그냥 애를 가졌어요."
나는 눈을 감은 채 여관을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이었으므로 미스 강과 남학생은 싸구려 여관을 찾아 들어갔을 것이고 두 사람은 젊은 혈기에 허겁지겁 살을 섞었을 것이다.
"그래서 결혼했군."
"네."
"아르바이트는 왜 시작했어?"
"남자가 군대에 갔어요."
"쯧쯧..."
나는 혀를 찼다. 미스 강은 남자가 군대에 가자 이용 학원에서 면도 기술을 배웠다.
그곳에서는 면도뿐 아니라 안마하는 기술까지 가르쳤다.
미스 강은 면도하는 법과 안마를 하는 기술을 배운 뒤에 이발소를 전전했다.
그러나 이발소는 벌이가 좋았으나 단속이 심했다.
남편도 군대에서 제대하여 이발소에서 안마하는 것을 알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다.
미스 강은 이벤트 회사를 찾아갔다.
이벤트 회사에서는 아르바이트 매춘을 시켜 주었다.
그 일은 삐삐 하나만 있으면 돼서 미스 강은 홀가분하게 매춘을 할 수 있었다.
집에서 설거지하다가, 혹은 낮잠을 자다가 호출이 오면 부랴부랴 세수하고 지정된 장소로 나갔다.
그러면 다음 날 그녀의 통장으로 업주가 입금을 해주었다.
"안마 기술도 이발소에서 배운 거예요."
미스 강이 자조하듯이 엷게 웃었다.
"안마시술소에는 언제 있었어?"
"얼마 전까지요."
"거기는 요금이 얼마야?"
"한 10만 원 돼요. 더 되는 곳도 있고..."
"그런데 가면 어떻게 하지?"
"먼저 샤워하고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안마를 해주죠."
"그다음엔?"
"다음엔 아가씨가 들어와서 섹스를 해주고요."
미스 강은 이제 내 다리를 안마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양쪽 다리를 번갈아 안마하면서 슬쩍슬쩍 손으로 내 거시기를 일부러 스쳤다. 마치 퇴폐 이발소에서 안마를 받는 것 같았다.
"엄마!"
미스 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시늉을 했다.
"왜?"
"커지고 있어요!"
"미스 강이 만지는데 안 커져?"
"약을 먹어서 그럴 거예요."
"약은 무슨..."
나는 미스 강의 궁둥이를 두드렸다. 거시기가 벌써 팽팽하게 일어서 있었다
"상무님."
"응.?"
"안 되겠어요."
"뭐가?"
"이거 보고 도저히 못 참겠어요."
"미스 강 좋을 대로 해."
"아!"
미스 강이 바지 위로 내 거시기를 쓰다듬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미스 강이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두 손으로 그것을 움켜쥐었다.
"오매!"
미스 강이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
"이런 거 처음 봐?"
"처, 처음 봐요. 어, 어떻게 이렇게 커요?"
"그래도 죽은 여자는 없어."
"나, 나...오늘 몸살 나겠네."
"한 번 시험해 봐."
"네."
미스 강이 스커트 아래 입었던 속옷을 후닥닥 끌어 내린 뒤에 소파로 올라와서 내 거시기를 향해 둔부를 내려놓았다.
"으...윽...!"
미스 강이 입을 딱 벌렸다. 밖에는 이제 천둥·번개까지 몰아치고 있었다.
푸른 섬광이 번쩍하고 내리꽂힌 뒤에 멀리서 우르르 뇌성이 울고 벼락이 쾅 하고 떨어졌다.
"살려 주세요!"
미스 강이 궁둥이를 흔들며 울기 시작했다.
"상무님, 나 좀 살려 주세요!"
"괜찮아?"
"난 안 되겠어요!"
"그럼 일어나!"
"아녜요! 계속해요! 상무님 계속해요!"
"미스 강이 못 견딜 것 같아."
"으...윽...!"
"미스 강!"
"상무님, 죽어도 좋아요! 제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좋은 거 처음이에요. 멈추면 안 돼요. 제...발...엄마...엄마...!"
미스 강이 갑자기 엄마를 부르면서 울기 시작했다.
"엄마...나...홍...콩... 가...요...!"
미스 강의 얼굴이 눈물로 걸레처럼 젖었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미스 강을 세차게 밀어붙였다.
"악!"
미스 강이 울부짖으며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눈이 하얗게 뒤집혀 길게 늘어졌다.
"이런 제기랄! 저 혼자 가면 어떻게 해?"
나는 늘어진 미스 강을 소파 위에 눕혔다.
미스 강은 죽어가는 짐승처럼 끙끙거리는 신음소리만 내뱉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