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야 야썰 여자친구와 업소 다니기 4
팬티바람이 된 재인이가 자리로 돌아왔다. 그녀의 얼굴은 벌겋게 달았고 드러난 젖꼭지는 눈에 띄게 곤두서 있었다. 젖꽃판 주위로 태민이의 손자국이 난 것 같아 보였는데 내 기분 탓이었을 수도 있다.
“어땠어? 재밌었어?”
재인이는 내 말에 대답하는 대신 맥주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워 버린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말한다.
“머리가 어질어질해.”
나는 재인이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가다듬어 주면서, 슬그머니 손을 내려 그녀의 가슴을 만진다.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붙잡자 그녀가 상체를 바르르 떨었다. 내 심장도 덩달아 떨렸다. 그녀는 지금 굉장히 예민해져 있다. 내 친구들 앞에 유방을 드러냈고, 내 친구들 중에 가장 몸이 좋은 태민이가 그녀의 드러난 젖가슴을 함부로 만져댔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에 내 아랫도리가 조금 전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꿈틀대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젖었어?”
“몰라요.”
“어디 봐.”
나는 장난인 척 손을 아래로 내린다. 안 그래도 다른 좌석들에선 이미 서로 물고 빨고 난리들이다.
“하지 마요.”
재인이가 손을 뿌리쳤다.
“배 누르지 말라고요. 쉬 나올 것같단 말이에요.”
“화장실 가고 싶어?”
재인이는 여러 사람들 앞에 나체를 드러낸 것보다 오줌이 마렵다는 게 더 창피한 듯 고개를 수그린다. 하기야 재인이는 양주대신 맥주를 많이도 먹었다.
나는 조금 전 내 것을 빨아준 키 큰 언니 쪽을 향한다. 아무래도 그 여자와는 이제 남남 같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 화장실은 어떻게 가?”
“응? 조오기 노래방 기계 옆에 문 있잖아.”
“아니, 남자 소변기 말고.”
“아, 오빠 큰 일 보게?”
“나 말고.”
그제야 알아듣고 나랑 재인이 쪽을 번갈아 본다. ‘아 그게 어디냐 하면......’ 하려다가, 재인이가 벗어놓은 옷이 내 옷들과 엉켜 구겨진 쪽을 본다. 여기 언니들이야 들어올 때 입었던 홀복 하나 슥 걸치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재인이는 그렇지 않다.
그 때 태민이가 키 큰 언니를 붙잡고 무어라 귓속말을 한다.
“응, 알았어, 오빠.”
언니가 재인이 쪽을 곁눈질하며 웃는다.
“잠깐만 기다려요.”
마침 웨이터가 추가 음료수를 들고 들어왔다. 반쯤 녹아버린 얼음통을 들고 나가려는 웨이터를 키 큰 언니가 붙잡는다.
“삼촌, 여기 이 언니 좀 바깥 화장실에 데려다 줘요.”
재인이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태민이가 어느새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몇 장을 웨이터에게 건넨다. 재인이는 그제야 새삼스레 젖가슴을 손으로 가리며 어쩔 줄을 몰라한다.
“아니, 괜찮아요. 안 가도 돼요.”
아니라고, 더 급해지기 전에 다녀오라고, 아직 여기서 한참 더 놀 거라고, 태민이가, 또 키 큰 언니가 말한다. 재인이는 망설이다가, 초조해하며 내게 옷을 달라 한다.
“내 옷 입고 가요.”
키 큰 언니가 말한다. 웨이터가 얼음통을 든 채 말없이 버티고 서 있다. 재인이의 표정을 보건대 방광이 많이 무겁다는 걸 느낀 것 같다.
결국 재인이는 키 큰 언니가 빌려준, 업소의 홀복을 입는다. 웨이터가 기다리는 게 괜히 미안해서 재인이는 허둥대고, 키 큰 언니가 나서서 입는 것을 도와준다.
재인이가 웨이터를 따라 룸을 나간다. 팬티만 입은 알몸에 홀복을 걸치고 말이다. 그녀가 나가려다 말고 나를 돌아본다. 그 모양이 꼭, 내가 그녀를 업소에 팔아넘기고, 끌려가는 그녀가 내게 도움을 청하는 것만 같다.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는 걸 나도 알고 그녀도 안다. 나는 그녀에게 웃어 보인다. 그녀는 마주 웃으려 하지만 우는 것 같은 얼굴이 된다.
문이 닫혔다. 재인이는 내가 모르는 곳에, 낯선 이와 함께 있다. 문밖에는 수많은 윤락녀들과, 윤락녀를 마음대로 쪼물대러 온 취객들이 있다. 재인이가 저 바깥에서 낯선 웨이터에게, 무수한 취객들에게 윤간을 당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오늘 진짜 재밌네.”
영근이가 술잔을 비우며 웃는다. 술잔을 들지 않은 손으로는 파트너 언니의 커다란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다. 왠지 저 녀석은 손안의 것이 재인이의 젖가슴이라 상상하며 저러고 있는 것 같다.
“언니가 아주 잘 노네요. 근데 파트너인 오빠는 진짜 괜찮은 거예요?”
영근이의 파트너가 영근이에게 젖가슴을 맡긴 채 말한다. 친구들도 은근히 내 눈치를 본다.
“좋네. 근데 나는 좀 더 잘 놀아도 될 것 같은데.”
내가 말한다. 영근이가 호탕하게 웃는다.
“오케이! 그럼 우리, 가만있자 이십 분 좀 더 남았나? 남은 시간 좀 더 화끈하게 놀아 보자고.”
“어떡하게?”
“왕게임!”
영근이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이 말에 태민이도, 조금 반응이 늦긴 했지만 준후도 킬킬댄다.
“나무젓가락하고 볼펜 있지?”
영근이가 좌중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각자 번호 뽑고 하는 거야?”
“응. 근데 남자 여자는 따로 해. 남자는 홀수고 여자는 짝수야. 돌린 다음에 파트너끼리는 서로 번호를 알고, 왕이 돼서 벌게임도 파트너랑 의논해서 정해도 괜찮아.”
“오케이.”
“아, 그래서 말인데, 여기서 형이 협조해 줘야 되는 게 있어.”
영근이가 내게 말했다.
“왕이 누가 되든, 재인씨 번호가 몇 번인지 알아야 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영근이 말의 의미를 알아듣는 데에는 사람마다 각기 시간차가 있었다. ‘변태새끼!’ 웃는 놈이 있고 ‘언니 불쌍하다.’ 하는 말에 ‘너무 심한 거는 안 할 거야’ 하기도 한다.
“그러면 게임마다 다 재인씨가 벌 받는 거야?”
준후가 한참 만에 말한다. 얘는 알아듣는 게 제일 느린 대신, 늦게나마 정곡을 찌르기는 한다.
“아, 그러면 안 되지.”
영근이가 화급히 정정한다.
“두 판에 한 번! 두 번에 한 번꼴로 시키자. 타이밍은 왕 된 사람이 알아서 해.”
이렇게 우리는 공범자가 되었다. 때마침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면 새 얼음통을 든 웨이터를 따라서, 재인이가 들어온다.
“홀복 가슴이 재인씨한테 많이 끼는데.”
태민이가 키 큰 언니한테 하는 소리가 내게까지 들렸다. 키 큰 언니가 짐짓 그를 노려보며 어깨를 때렸다. 아닌 게 아니라 키 큰 언니의 홀복은 재인이한테 좀 큰데, 유독 가슴 부위만이 답답해 보인다. 게다가 젖꼭지가 옷 위로 불거 나온 것이 확연히 보였다.
“태민아, 재인이 옷 좀 벗겨 줘.”
재인이의 당황한 모습에 나는 한층 짓궂어진다.
“응, 내 파트너 옷이니까 내가 도와줘야지.”
태민이가 장단을 맞춰준다.
재인이는 응할 수밖에 없다. 태민이가 보란 듯이 어깨 끈을 잡아 내린다. 재인이의 흰 살결이 다시금 룸 안에 선을 보인다. 웨이터가 나가려다 말고 곁눈질로 엿보는 게 눈에 띄었다.
“자, 그럼 재인씨도 왔으니까 시작하죠.”
태민이가 너스레를 떤다. 재인이는 의아하다는 얼굴로 나를 본다.
“게임, 게임!”
영근이가 테이블을 두드리며 분위기를 낸다. 그리고 재인이에게 말한다.
“재인씨, 기대해요. 재미있을 거예요.”
모두가 기대한다. 그게 얼굴에 확연하다. 재인이의 얼굴은 조금 애매한데, 일단은 불안해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불안해하는 얼굴 어딘가에 미미한 기대가 있지 않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기대한다. 그녀의 젖꼭지가 조명 아래 눈에 띄게 곤두선 채 연한 갈색으로 빛난다.
모든 것이 끝나고 업소를 나왔을 땐 늦은 새벽이었다. 군데군데 가게에 여전히 불이 켜 있고 큰길로 택시가 쌩쌩 달렸지만, 거리는 이상하게 조용했다. 도시 전체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입을 다문 채 우리를 쳐다보면서 ‘변-태-들’, ‘변-태-들’ 웅얼대는 것 같다.
너는 저질러 버렸어. 선을 넘었다고.
거리가 바람 소리인 척, 지나가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나 클락션 소리인 척 술기운에 먹먹한 머리를 울려대었다.
이젠 돌이킬 수 없어. 전처럼은 안 될 거야.
“너무 놀았나. 이제 출출하려 하네.”
영근이가 중얼댔다. 그러기 전까지, 나와 세 친구들, 거기에 재인이까지를 포함한 다섯 명은 업소를 나온 이후 서로 한 마디도 말이 없었다.
“아 다리가 막 후들대려 한다. 뭣 좀 먹고 가야겠어.”
다리가 후들댈 만도 하지. 나는 아랫도리에 담아두었던 걸 다 뽑아낸 듯 하체가 헛헛했다. 양쪽 고환이 텅 비어 버려서 무게 중심이 잡히지 않는 것만 같다.
“아는 데 있냐? 지금 연 가게 중에서.”
“저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잘 가는 감자탕집이 있어. 해장국 한 그릇씩들만 하고 가자.”
“자기 어떡할래?”
내가 재인이한테 물었다. 재인이는 아까부터 우리와 좀처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같이 가요, 재인씨. 얼른 해장하고 가요.”
영근이가 말했다.
“아뇨. 너무 늦어서요. 오늘은 그냥 갈게요.”
재인이가 말했다.
“괜찮죠, 자기? 아니면 자기는 먹고 갈래요? 그럴 거면 나 택시만 좀 잡아줘요.”
“무슨 소리야. 자기가 가면 나도 가야지. 애들한테 인사하고 같이 가자.”
“재인씨.”
태민이가 재인이를 불러 세운다. 재인이는 그와 눈을 맞췄다가는 슬그머니 시선을 내린다. 두 사람은 우리들 앞에서 처음 선을 본 남녀처럼, 아니, 본의 아니게 하룻밤을 보내버린 다음날의 남녀처럼 수줍어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조금 전 있었던 일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오늘...... 저희가 좀 너무 막 논 것 같아서요. 재인씨 앞에서 말이에요. 좀 죄송하고 부끄럽고 그렇네요.”
“괜찮아요.”
재인이가 말했다.
“저도 재미있었어요.”
“정말요?”
태민이가 얼굴에 화색을 띄웠다.
“저기 그러면 그냥 해장국 한 그릇만 하고 가세요. 택시 잡아드릴게요. 이렇게 보내기가 너무 아쉬워서 그래요. 꼭 다시 못 볼 것 같고.”
이것들이 뭐라지? 재인이는 내 여자친구(세컨드에 가깝지만 말이다)인데 말이다. 하지만 사실은 나역시 같은 마음이기는 했다.
“아니에요. 그럴 리가 있나요. 오빠 동료분들인데. 진짜 괜찮아요. 아무렇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오늘은 너무 늦었고, 좀 피곤해서 그래요. 다음에 봬요.”
“다음에 볼 수 있는 거죠?”
“다음에 또 가자.”
내가 끼어들었다.
“오늘하고 또 다른 업소로. 이번엔 나도 전에 가봤던 데로.”
재인이가 나를 쳐다본다.
“괜찮지? 신경 안 쓴다며. 오늘은 영근이 놈한테 우리가 너무 휘둘렸어. 다음번엔 내가 주도할 테니까 나 아는 데로 가자.”
“오빠가? 오빠가...... 놀고 싶은 대로?”
“응.”
재인이가 망설인다. 네 명의 남자들은 재인이가 결정을 내릴 때까지 밤거리에 버티고 선 채 기다린다.
“그래요.”
마침내 재인이가 말했다.
나를 포함한 네 남자들은 기쁨을 주체 못하고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른다.
“진짜죠? 다음에 또 노는 거죠? 오늘처럼......”
“네.”
재인이가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미안해요.”
“약속했어요!”
준후였다.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여태 말을 안 하던 쪽이 입을 열면 시선이 그리로 쏠리게 마련이다. 재인이가 조심스럽게 준후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 ‘네’라 말한다.
업소에 또 올 것을, 오늘처럼, 네 남자들 모두의 앞에서 벗은 몸을 드러내기를, 약속했다.
“아 근데 다음번에는요.”
재인이가 생각났는지 덧붙인다.
“그, 오늘 한 게임, 그것만 안 했으면 좋겠어요.”
재인이가 말했다.
“제가 승부욕이 강해서, 자꾸 지고 걸리니까 분하더라고요.”
재인이는 웃었지만, 재인이 몰래 게임 결과를 조작했던 우리는 속이 뜨끔하면서 부자연스럽게 따라웃을 수밖에 없었다.
“진짜 해야 돼요?”
계획대로, 그러니까 ‘두 판에 한 번’ 원칙에 따라 두 판째에 걸린 재인이가 난감해하며 말했다. 그럴 만했다. 왕게임으로 천천히 소프트한 스킨십을 들어가기에 우린 모두 거진 다 벗고 있었고, 파트너들끼리 볼 데 만질 데 (사람에 따라선)핥을 데까지 다 확인해 본 상태였다. 그러니 왕게임의 벌칙은 재인이 취향에서는 너무 노골적이고 천박할 수밖에 없다.
첫 판에 걸린 영근이의 파트너는 벌게임으로 ‘눈을 가린 채 파트너의 고추 찾아내기’를 했다. 생각보다 너무 센 수위에 재인이는 눈이 휘둥그래졌지만, 사람들은 당연한 듯 박수를 쳤고, 용석이의 파트너인 허스키한 목소리의 언니는 ‘뭐 이 정도야’ 하듯 가볍게 벌칙을 수행했다. 동료 언니가 눈을 가려준 상태에서 나란히 선 네 남자들의 팬티 안으로 쑥 손을 넣어 헤집었다. 그녀의 손이 내 팬티 안으로 들어왔을 때는 엄지손가락으로 귀두를 마구 비비는 손길에 하마터면 소리를 낼 뻔했다. 허스키 언니는 아무렇잖게 제 파트너의 성기를 맞추었고, 정답임이 확인되자 ‘봐봐, 우리 오빠 꺼가 역시 제일 작네!’ 하고 영근이를 놀렸다.
“근데 원래 한 명만 하는 거야? 두 명씩 짝지어서 하는 것 아니었어?”
“첫판이니까 약하게, 파트너 껄로 했죠. 두번째부터는 무작위예요. 자, 다시 젓가락 돌립니다!”
그런 다음에 걸린 게 재인이였다. 정확히는 ‘4번은 7번의 고추를 눈 감고 찾는다’였다.
4번은 당연히 재인이였다. 그리고 7번은 준후였다. (이건 무작위였다. 내가 남몰래 신호함으로 인해 알 수 있었던 건 재인이의 번호뿐이었으니까) 재인이는 난감함에 어쩔 줄 몰라했다.
“하기로 했잖아요. 게임인데.”
“괜찮아, 재인아. 해 봐, 어때.”
“그래도.”
벌칙을 수행하려면, 아까 다른 언니가 했듯이 여기 네 명 남자들의 것을 다 만져봐야 한다. 게다가 찾아야 하는 것은 재인이에게 익숙할 내 것도 아니고, 내 동료인데다 재인이 입장에선 여기 남자들 중에 제일 서먹서먹하고 낯선 준후의 성기이다.
“근데 이거 벌 게임이잖아. 벌 게임인데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당연히 더 센 걸로 하는 거죠.”
“고추를 만져봐서 찾는 거에 실패하면, 더 센 거는 뭔데?”
“글세,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 입으로 빨아봐서 맞추는 걸로 할까요?”
이번의 왕은 아까 벌게임에 걸렸던 허스키 언니다. 그래서인지 게임을 정하는 것이나 덧붙이는 말이 자못 짓궂다. 나는 안 그러려 해도 ‘여자의 적은 여자다’ 하는 말이 자꾸 생각난다. 그러자 재인이가 안쓰러워졌다. 재인이는 여대생이라는 이유로, 그러니까 여기 다니는 남자들 표현에 따르면 ‘자연산’이라는 이유로, 그렇지 못한 언니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시달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힘들면 수위 좀 낮은 걸로 하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걸리면 다 하기로 해놓고.”
“그래도 재인이는......”
다음 말이 막힌다. 나도 모르게 나오려던 말은 ‘재인이는, 너희들이랑은 다르잖아’ 정도였을 것이다. 허스키 언니의 얼굴이 자기도 모르게 굳는 것이 느껴진다. 무어라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다.
“알았어요. 해 볼게요.”
재인이가 말했다.
“괜찮겠어?”
“괜찮아요.”
“못 맞추면 추가 벌도 받는 거예요?”
허스키 언니의 말에서 다소 악의가 느껴진다.
“네.”
“그럼 7번 오빠, 4번 언니 앞에 와서 고추를 보여줘요.”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준후가 얼른 재인이 앞에 선다. 그리고 그녀 앞에 팬티를 내린다.
룸 안에 환성이 터진다. 준후의 성기는 우리 중에 제일 크다. 그 점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작 바로 앞에서, 그것도 내 여자친구의 얼굴 앞으로 그 대물이 들이대어지자 기분이 이상했다. 재인이는 눈앞으로 덤벼오는 흉물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천천히 눈을 돌려 그것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자, 4번 언니 앞으로 한껏 내밀어주세요! 4번 언니는 아주 찬찬히 보서야 돼요. 못 맞추면 빨아줘야 하게 될지도 몰라요.”
재인이는 시키는대로, 라기보다 어떤 투지를 불태우며 준후의 성기를 쳐다보았다. 표정이 진지했다. 눈앞의 것이 남자친구 동료의 성기가 아닌 듯, 미지의 물건인 양 자세히 살폈다. 더 짓궂은 벌칙을 피하기 위해서 절박한 것인지도 몰랐다.
“만져보진 않을 거예요?”
허스키 언니가 심술궂게 말했다.
“그래도 돼요?”
순진하기까지 한 재인이의 반응에 우리는 다들 웃었다.
“물론이죠. 언니가 원한다면 대딸을 쳐주거나, 빨아줘도 돼요. 괜찮죠, 오빠?”
나는 이쯤에서 말려야 되나 생각했는데, 재인이는 의외로 아무렇지 않게 준후의 것을 집어들었다.
내 여자친구가, 내 직장동료의 성기를 만지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성기의 줄기를 쥐었다 펴고, 손가락으로는 귀두의 크기와 모양을 확인했다. 준후의 숨이 거칠어지는 게 확연했다.
내 친구의 성기가 재인이의 손안에서 발기하기 시작했다.
“이 오빠꺼 진짜 크네.”
누군가 중얼대는 소리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재인이는 충분히 확인했는지 거기서 손을 떼고 손가락에 묻은 쿠퍼액을 티슈에 닦았다.
“자, 인제 시작합니다! 언니 맞출 수 있죠? 틀리면 더 센 걸 하셔야 돼요.”
“예.”
재인이는 지지 않겠다는 듯 진지하게 대답했다.
언니들 중 하나가 재인이의 눈을 가렸다. 팬티차림의 낯선 여자가, 역시 팬티바람으로 젖가슴을 훤히 드러낸 내 여자친구의 눈을 가리는 모습이 생경하면서도 간지러웠다. 눈이 가려지자 그녀의 벗은 몸이 한층 더 진하게 드러난 것 같았다. 남자들은 다들 침을 꿀꺽 삼켰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남자들은 아까와 달리 스스로 재인이 앞으로 와서 팬티를 내리고 제 것을 내밀었다. 제일 먼저 앞에 나선 영근이의 것은 이미 꼿꼿이 발기해 있었다. 재인이의 흰 손이 그것을 뿌듯이 쥐었다. 그의 귀두 끄트머리가 미미하게 떨리면서 한 방울 맑은 것을 흘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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