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야 야썰 국화꽃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미당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란 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 꽃샘추위만 지나가면 봄이 올 것이고 봄이 오면 미당선생님의 시처럼 소쩍새는 울어 댈 것이고
그 봄이 지나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울 것이며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초라해진 얼굴을 바라볼 누님도 있을 것이고 마침내 가을이 되어 모진 무서리를 맞고도
어여쁜 자태를 자랑하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든 생물이며 무생물 그리고 우리 인간들 앞에 들어 낼 것을 생각을 하니
이미 꽃샘추위는 물론 소쩍새 울음도 끝이 나고 뜨거운 태양도 서서히 식어가더니 이미 가을은
내 가슴 속에 자리를 잡고 틀어 앉은 그러한 느낌이 들며 가슴속에 국화꽃이 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과연 무슨 연유일까?
난 미당선생님의 욱화 옆에서란 시 중에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란 부분을 특히 좋아하고 애송을 하는 편이다.
나이도 이제 겨우 삼십대 초반인 내가 그런 부분을 좋아한다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전 그도 국화꽃이 만발하던 어느 가을날 나를 멀리하고 저 하늘로 사라져 간 그 여인만 생각을 하면
지금도 뜨거운 감정을 자제를 할 수가 없어서 눈물이 흐르는데 이 감정을 그 누가 이해를 해 주겠는가.
그렇다.
그 여인은 마치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그런 가련한 여인이었다.
누님!
그렇다.
난 그 여인을 누님이라고 불렀고 그 여인은 나를 친동생보다 더 따스한 정을 남겨주었다.
그러나 그 누님은 마치 유행가 가사처럼 내가 울부짖으며 가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외쳐 대었으나
하얀 국화꽃으로 장식이 된 싸늘한 관 속에 누워서 저 하늘로 내 작별의 말 한마디 아니 가까이서
관도 한 번 못 짚어보게 하고는 들어가더니 한 시간도 채 못 되어 한 줌의 흙으로 변하여 누님의
유일한 혈육인 딸아이 품에 안겨 나와 사라진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다시 그 누님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가 없었지만 내 가슴 한 쪽에는 응어리로 남아 국화꽃만 생각을 하면 눈시울을 뜨겁게 적시게 만든다,
그 누님은 시를 정말 좋아하였다.
아니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시만 나오면 해박한 지식으로 그 시를 내 마음 속에 묻어두게 하려고 자세하게 풀이를 해 주었고
그윽하게 눈을 지그시 감고 낭랑한 목소리로 낭송이라도 할라 치며 나도 모르게 짠한 기분이 나는 것은 이에 대하여 문외한인
나에게도 겉으로는 눈물이 안 나오더라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이 나오게 만들 정도였다.
내가 그 누님을 만나 것도 바로 시 낭송회 장소에서였다.
시나 문학이라고 하면 도망이라도 치는 나였지만 친구 녀석 하나가 자기 여자친구가 그 낭송 회에서
시를 낭송을 하는데 자기가 꽃다발을 주면 거북해 할 것이라고 하며 부득불 나에게 꽃다발을
전달을 해 주면 술을 한잔 산다고 하는 꼬드김에 못 이겨 난 시 낭송 회라는 것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친구 녀석의 여자친구가 시를 낭송을 하자 난 꽃다발을 건네주고 친구 녀석의 팔을 잡고는 막
그 모인 장소에서 빠져나오다 말고 새로운 사람이 시 낭송을 하는 소리에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산보네, 산보네 밤낮 산보네그대와 나 둘이서 바래 보기면번갈아 보며보며 쉬기도 할걸그대 깊이 잠들고 나 홀로 깨여산보네, 산보네 두 몫 산보네.
그대와 나 둘이서 맞추었던 눈기왕이면 끝까지 버틸 일이지무엇하러 지그시 감고 마는가.그대 감은 눈 우에 청청히 솟는 산산보네, 산보네 두 몫 산보네>라는 산사 꽃이란 시였다.
그리고 이어
<눈물 아롱아롱피리 불고 가신님의 밟으신 길은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굽이굽이 은하물 목이 젖은 새,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라는 귀촉도란 시를 계속 낭송을 하였고 난 마치 귀신에게 홀린 사람마냥
다시 내가 앉았던 자리로 돌아가 앉아 있는 놀라운 모습을 내 스스로가 발견을 할 수가 있었었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이었던지 난 그 시 낭송 회에서 시를 낭송을 한 사람들이 뒤풀이를 하는 곳에
합류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 누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으나 그 후로 그 누님의 소식은
전혀 들을 수가 없었고 친구 녀석 역시 그 시를 낭송하던 여자친구와 찢어지는 바람에 어디 물어 볼 곳도 없었다.
그러면서 내 뇌리 속에서 그녀 아니 누님의 존재는 점점 지워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비가 오던 여름날 직장에서 상사에게 신나게 잔소리를 듣고 마음을 추스르려고 외출을 하게 되었다.
난 지금도 그렇지만 마음이 우울하거나 화가 치미는 일이 있으면 바닷가에 나가 바다를 보기를 즐겨 하였다.
이상하게 우울하고 화가 나는 일이 있다가도 바닷가에 나와 파도치는 바다만 바라보면 마음이 트이며 기분이 풀렸기 때문이었다.
난 내 애마를 몰고 태종대로 갔다.
태종대라고 하면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면 다 알 것이고 또 자살바위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태종대의 자연경관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만 앞이 확 트여 수평선만 보이는 정말이지 멋진 곳이다.
자살바위 옆에 차를 파킹을 하고 난 자살바위를 보고 놀라고 말았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우산도 없이 한 여인이 난간을 잡고 비로 인하여 흐릿하게 보이는 먼 수평선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어니서 본 여자 같기도 하였다.
난 우산을 받쳐 들고 그 여인 옆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비 때문인지 아니면 눈물을 흘렸는지는 모르지만 두 볼을 타고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혹시, 안해린씨?”분명히 시 낭송으로 내 가슴을 짠하게 만든 그 여자였다.
“어머 절 어떻게?”그 여인도 나란 존재가 누구인지 몰랐다.
“전에 대청동 00에서 시 낭송을 하셨던 분 아니세요?”난 우산을 그녀의 몸 위로 올려 비를 가리게 하며 물었다.
“어머 어떻게?”놀랐다.
“그때 뒤풀이에도 같이 갔었는데....”하며 말을 흐리자
“아~유란 남자 친구와 함께 오신 분 맞죠?”환하게 웃으며 그때의 일을 기억을 했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 어떻게?”하고 묻자
“.....................”입을 다물고 대답을 안 하였다.
“속상한 일이라도 계신 모양인데 소주 어때요?”하고 묻자
“술친구 해 주실래요?”환하게 웃으며 묻기에
“물론이죠, 제가 부탁을 드리고 싶은데, 가시죠”하자
“마음이 울적하여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여자가 대낮부터 혼자 술을 마신다는 것이 어째 청승스럽게 보일 것 같아서,
호호호”내 차에 올라타기에 타월을 건네주자 물기를 닦으며 마치 어린 소녀처럼 환하게 웃었다.
“저도 아침부터 직장 상사에게 한 방 오라지게 깨지고 울적하였는데 잘 되었습니다, 음~비가 오니
회는 별로고 뭘 좋아 하세요?”난 천천히 태종대 순환도로를 달리며 힐끗힐끗 그녀의 모습을 살피며 물었다.
“저는 잡식성이라 아무거나 잘 먹어요 꼼장어구이는 어때요?”하고 묻기에
“그럼 자갈치시장으로 모셔요?”하자
“좋아요”하며 웃기에 난 차를 몰고 자갈치시장으로 와 인근의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해안가의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열두시는 지났지만 비도 오고 아직 대낮인지라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 아니 누님과 난 마치 수차례 만난 적이 있던 사람처럼 나란히 앉았고 꼼장어에 소주를 주문을 하였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꼼장어를 안주삼아 주거니 받거니 하였다.
“누님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올 때 멋진 시 하나 낭송을 해요”나도 모르게 스스럼없이 누님이란 말이 나왔다.
“누님?”웃으며 나를 보며 술잔을 비웠다.
“네, 누님”난 확실하고 또박또박하게 누님이라고 불렀다.
“호호호 웬 일이니?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더니 이런 동생이 생기려고 그랬나?”하며 환하게 웃었다.
“하하하 어서 하나 낭송해요”하자
“술 마시면서 어울리지 않게 무슨 시 낭송은 낭송”하며 눈을 흘기자
“아줌마 우리 누님 시 낭송 한 번 들어봐요”난 길 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호객을 하던 포장마차 아주머니에게 말하였다.
“한 번 해 보세요, 저도 지금이야 이렇게 술장사는 하지만 꿈 많든 시절이 있었는데”하며 나무 의자에 앉더니 담배를 피워 물었다.
“얜? 창피하게”하며 누님은 눈을 흘겼다.
“어서 응”난 마치 친동생인 냥 투정을 부리는 투로 말을 하였다.
“그럼 쉬운 걸로 하나 하지”하더니
<비가 온다오누나오는 비는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여드레 스무날엔온다고 하고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웬걸, 저 새야울려거든왕십리(往十里) 건너가서 울어나 다오,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천안(天安)에 삼거리 실버들도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데.비가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구름도 산(山)마루에 걸려서 운다.>날씨와 딱 들어맞는 소월의 왕십리를 낭송을 하였다.
“어머머 너무 멋지다, 하나만 더”나보다 오히려 포장마차 아줌마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고마워요 아줌마 그럼 이제 웃음 나오는 시 하나 할게요, 호호호”하고 입을 가리며 웃었다.
<내 꼬라지 배기 실타꼬 갈라 카모 내 더러버서 암 말도 안 하고 보내 주꾸마. 약산 강가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리주꾸마. 니 갈라카는데마다 나뚠그꼬슬 사부자기 삐대밟고 가삐라. 내 꼬라지 배기시러 간다 카몬 내 때리 직이 삔다케도 안 울낀 까네 괴안타 고마가라. 참말로 괴안타 안카나. 참 말로.괴안테이...>하더니 포장마차 아줌마와 나를 번갈아보며 웃었다.
“그거 혹시 소월의 진달래꽃 아니야?”하도 내용이 이상하여 묻자
“히히히 소월이 경상도 사람이었다면 그렇게 읊었겠지?”하며 환하게 웃었다.
“하하하, 호호호”포장마차 아줌마와 난 배꼽을 잡고 웃었다.
“날씨가 개좆같아서 장사가 안 돼 기분이 안 좋았는데 아줌마가 날 이렇게 웃기게 만들어 줬으니
기분이다 소주 한 병은 서비스”포장마차 아주머니가 소주 한 병을 우리에게 주며 계속 웃었다.
그리고 포장마차 아주머니는 다시 포장 밖을 내다보며 호객을 하였고 우리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셨다.
그러는 사이에 해가 구름사이에서 얼굴을 내 밀었고 비도 멈추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세 시간을 그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신 것이었다.
“가야죠? 누님?”일어서서 계산을 하려고 주머니 안에서 지갑을 빼며 말하는데
“시펄 해가 나와 손님 좀 있겠다 싶었더니 시청 앞하고 충무동 입구에서 음주 단속은 좆 빨라고 하나 안 글나? 23호야”하는 말이 들렸다.
“와! 음주단속 하드라나?”포장마차 아줌마가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
“그래 시펄 놈들이 우리 장사 망치게 할라카나”하며 말을 하였다.
아차 싶었다.
“동생 어쩌지?”누님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였다.
“누님 먼저 들어가요, 난 쉬었다 갈게요”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을 하자
“같이 마셨는데 어떻게 나만........”하며 말을 흐렸다.
“괜찮아요, 누님은 들어가요”하고 난 비에 젖은 자갈치시장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부산이 본토박이는 아니지만 자갈치시장에 자주 놀러 왔기에 그 근처의 지리는 훤하였다.
일방통행 도로를 건너서 우로 돌자 내 예상대로 허름한 여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난 그 여관으로 들어갔다.
“쉬시다 가능교?”하고 묻기에
“네”하고 대답을 하자 주인아주머니가 내 뒤를 봤다.
“아니 누님?”그 때서야 난 누님이 내 뒤를 졸졸 따라 온 것을 알았다.
“동생 조용”하고 자신의 입을 손가락으로 가렸다.
“305호로 가이소”하는 말에 나보다 누님이 먼저 3층으로 올라가기 시작을 하자 난 마치 자석에 끌린 쇠붙이마냥 누님의 뒤를 따라 올라갔다.
“누님 지금이라도 안 늦어요, 어서 가세요”난 방에 들어서자 누님에게 말을 하였다.
“쉿!”하며 이번에는 내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며 말하였다.
방에 들어가 침대에 걸터앉았으나 냉랭한 기류만 흘렀다.
“누님”십여 분이 지나자 난 누님의 손을 잡으며 불렀다.
“아무 말 하지 말자”하며 누님은 내 품으로 파고들었고 난 와락 누님을 끌어안아버렸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누님과 내 입술을 하나로 포개어졌고 동시에 침대 위로 누님은 누웠고 난 누님 몸 위에 내 몸을 포개고 키스를 하였다.
두 눈을 감고 내 입술을 받아들이든 누님의 눈가에서는 두 줄기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으나 난 그 뜻을 모르고
오로지 욕정에 눈이 뒤집혀서 키스를 퍼부으며 누님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고 보지 둔덕을 주무르기에 급급하였다.
정확하게 어떻게 되었는지 몰랐지만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누님의 바지와 팬티는 허벅지 밑으로 내려간 상태였고
난 다급한 마음에 누님과 키스를 계속하며 하체를 들고 바지와 팬티를 벗었고 바로 누님 몸 위로 올라가
발로 거추장스럽게 방해를 놓고 있던 누님의 팬티와 바지를 가랑이 사이에서 빼고는 바로 좆을 누님의 보지에 대고 힘주어 쑤셨다.
“아~흑”내 좆이 누님의 보지 구멍에 박히자 누님이 고개를 돌리며 신음을 하였다.
그러나 누님의 두 팔은 내 목을 감고 있었다.
난 천천히 펌프질을 하였다.
그리고 느꼈다.
누님의 두 다리도 내 목을 감은 두 팔처럼 내 엉덩이를 감싸고 있었다.
난 힘주어 누님을 끌어안으며 펌프질을 하였다.
그러나 난 누님을 품에 안았다는 생각보다는 지구 전체를 끌어안은 기분이었다.
또 펌프질을 하면서도 난 누님의 보지에 좆을 박았다는 마음이 아니라 지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 좆을 박은 기분이 들었다.
시를 낭송하는 자리에서 한 번 만나 뒤풀이가지 하였지만 실제적으로는 이름만 겨우 알았을 뿐 아무것도 몰랐고
우연히 태종대 자살바위 위에서 만나기는 하였지만 마음 넉넉하고 편안한 누님을 한 사람 두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하고 나 혼자 우쭐해진 마음으로 술만 깨면 갈 예산을 하고 여관에 왔는데
뒤따라 들어온 그 마음 넉넉하고 편안한 누님을 품에 안은 것만으로도 만족을 할 판에 누님과
내가 좆과 보지가 하나로 채결이 되었다는 믿기는 않는 현실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른 정도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누나 사랑해”하고 말을 하였다.
“아무 말 하지 마”누님은 아주 미약한 신음을 내며 말을 하고는 내 목을 당겨 다시 내 입술에 입술을 포개었다.
누님의 호흡은 거칠어 질대로 거칠어져 내 인중에 뜨거운 바람을 마구 코로 불어서 덥혔다.
그랬다.
누님과 나 사이에는 아무런 말이 필요가 없었다.
여자에 대하여 일천한 나는 아니었지만 여자를 굶주리며 살지 않을 정도로 간혹은 섹스도 하여 왔지만
누님과의 섹스는 종전의 그 어떤 여자와의 관계보다도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기에 마음 놓고 키스를 하면서도 펌프질을 할 수가 있었다.
누님이 이 세상을 하직을 하자 잊으려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도 봤고 선도 봤지만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
여자는 아직도 단 한 사람도 없었기에 난 아직도 결혼을 못 하고 부모님의 성화에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어쩌면 그런 누님의 영향이 많은 이유 중에 가장 큰 목을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번의 폭풍우가 지나갔지만 누님과 난 떨어질 줄을 모르고 계속 포개어 있으며 서로의 입술을
탐닉을 하였고 충전이 되면 다시 폭풍을 일으켜 서로를 탐하며 내 모든 것을 누님 몸에 부었고
누님도 내 모든 것을 모조리 받아들이며 입술이 부르터질 정도로 내 입술을 탐하였고 나 역시 그렇게 하였다.
그 순간 지구의 멸망이 온다고 하여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누님과 나는 서로의 몸 아니 모든 것을 주고 또 받았다.
어쩌면 영혼까지도..............
“누님 실망했지?”몇 차례 폭풍이 지나가자 누님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누님의 몸에서 내 몸을 빼고 나란히 누워 물었다.
“아무 말 하지 마”한숨을 쉬며 외면을 하였다.
“우리 술 한 잔 더 할까?”하고 묻자
“차는?”누님은 내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물었다.
“두고 가지 뭐”하자
“그래도 되니?”하기에
“응”하고 대답을 하자
“그래 그럼 한 잔 더 하자”하면서도 부끄러운지 시트로 몸을 덮었다.
“그래 그럼 먼저 씻어”하자
“그래 보지 마”일어나 앉으면서도 시트로 몸을 감쌌다.
“그래 알았어, 어서 씻어”하자
“고개 돌려”하며 내 고개를 벽으로 향하게 하더니 부스럭거리며 일어나자 난 누님의 뒷모습을 봤다.
솔직히 말하여 날씬한 몸매는 아니었다.
하지만 뒷모습에서도 누님의 모습에는 우수에 차 있어 보였다.
누님이 씻고 나오자 나도 씻었고 그리고 우리들은 연인들처럼 보란 듯이 나란히 팔짱을 끼고
충무동 해안가로 나가 생선튀김과 선짓국을 안주로 술을 마시기 시작을 하며 이야기를 다시 시작을 하였다.
누님이 아침부터 태종대 자살바위 위에서 비를 맞으며 차량하게 서 있게 된 연유를 어 슬픈 미소로 이야기를 하였다.
누님은 나보다 10살이 많았고 결혼도 11년 전에 하였다고 했다.
남편과는 시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살았는데 시아버님이 3대독자라고 결혼을 하던 해부터
시어머님이 닦달을 하였고 누님의 부부간 금술도 아주 좋았으나 이상하게 결혼을 하던 해에 아이를
임신을 하였고 딸아이를 하나 낳았으나 아들을 바라는 시어머님의 뜻과는 달리 임신이 안 되어 근심으로
나날을 보냈는데 그날도 아침식전부터 시어머님이 건너와서는 닦달을 하기에 남편에게 병원에 함께 가서
검사라도 받아보자고 하였더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작작하고 살림이나 잘 살라고 하며 성질을 내며
출근을 하였으나 시어머님은 누님의 탓이라고 하면서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고는 건너 가 버리자
도저히 집에 있다가는 제 풀에 말라 죽을 기분이 들어서 태종대 자살바위로 갔고 거기에서 우연히
나를 만나게 되었다며 말을 하면서 웃었지만 여전히 풀이 죽은 얼굴이라 내가 봐도 안쓰러운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누님과 나의 만남은 계속이 되었다.
나는 누님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였고 누님 역시 나와 함께 있으면 모든 걱정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며 좋아하였다.
물론 만나면 술도 마시고 노래연습장에 가서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누님의 시를 낭송하는 모습도 즐기며
나는 노래도 불렀지만 한 번 열린 몸은 손끝만 대어도 자동적으로 열린다고 한 번 몸을 합친 후인지라 만나자마자
여관으로 가 애욕의 폭풍을 만들기도 하였고 술이나 노래연습장에서 나온 후에도 서로의 몸을 탐닉을 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불행의 씨앗은 자라고 있었다.
누님과 첫 관계를 가지고 세 달이 지난날 우리는 다시 평소처럼 만났고 누님에게 술을 권하자
누님은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마다고 하여 이유를 물었더니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임신이 되었다고 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하는 하는 눈치가 역력하였으나 난 설마 내 아이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지나쳐 버렸고 평소처럼 노래연습장에서 놀다가 여관에서 애욕을 풀고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헤어였다.
몇 칠 후 누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큰일이 났다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누님을 만났다.
누님의 입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누님은 남편이란 작자에게 임신이란 사실을 말하였고 자기 어머님의 닦달이 심 한 것을 잘 알기에 누님이 임신을 하였다고 하였더니 대수롭지 않게 낳으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안도의 숨을 몰아쉬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은연중에 남편의 품에 안기며 사랑을 하다고
말을 하였더니 입에 침이나 바르며 말을 하라고 하더니 자기는 딸아이를 낳자마자 둘을 키울
능력이 안 될 것 같아서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하더니 밖으로 나갔고 그 날 밤 자정이 넘어서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하여 들어오더니 누구 새끼냐며 윽박을 지르더니 불결한 여자와는 같이
잠자리를 할 수가 없다고 하면서 시가집으로 건너가 버렸고 다음날 아침 시어머님이 달려와 자초지종을
물었으나 아무 말도 못 하였다며 흐느끼기에 난 놀라며 중정수술을 당장에 하든지 그도 아니면
집을 나와 함께 살자고 애원을 하였으나 누님은 놀랍게도 초연한 자세로 모든 것은 자기가 지은 죄업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알아서 할 것이니 아무 걱정 말고 나에게 자기를 잊어 달라고 하는 말만 남기고 울먹이며 자리를 떴다.
그것이 누님과 얼굴을 아니 몸을 같이 한 마지막일 줄이야!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답답하였다.
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조바심이 나서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전화를 하였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누님이 아니었다.
울먹이며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딸이라고 하였고 전화기에서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뭔가 잘 못 되어도 크게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를 바꾸어 달라고 하였다.
누님의 딸아이는 목청을 돋우며 대성통곡을 하였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자살을 했다며 또 통곡을 하였다.
아무 것도 안 보였다.
세상 전체가 암흑이었다.
병원 영안실로 달려갔다.
하얀 국화꽃에 둘러싸인 해맑은 웃음을 짓는 누님의 영정을 지키고 있는 것은 누님의 딸아이로 보이는 애 하나와 누님의 친정식구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뿐이었다.
하지만 난 들어갈 용기가 안 났다.
아니 해말게 웃고 있는 누님의 영정을 가까이 가서 보기만 하여도 누님의 딸아이나 다른 조문객에게
누가 될 정도로 대성통곡을 할 것 같았기에 난 들어 갈 수가 없이 먼발치에서 숨을 죽이며 흐느껴야 하였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아~이제 소쩍새가 우는 봄이 올 것이고 먹구름 속에서 천둥이 울 그날도 가까운데 그리고 아쉬움에
가슴조이며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올 내 누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으니 무서리에도 잠을 설치며
기다릴 사람이 이 세상에 이젠 없으니 국화꽃이 핀들 뭐하며 그 국화꽃을 누구와 함께 본단 말인가.
봄이 와도 좋다.
여름이 와도 좋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다만 국화꽃은 다시 피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누님같이 생긴 국화꽃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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