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전락 - 9부
황홀한 전락 - 9부
그리고 이틀이 지난 점심 무렵이었다.
유미는 경철의 메시지를 받았다.
<특별한 손님. 잘 부탁해>
유미는 고개를 갸웃했다.
특별한 손님이라고 일부러 설명한 걸 보면 그동안의 사람들과 차별하려는 경철의 의도가 분명했다.
유미는 경철이 장만해 준 옷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섹시한 옷을 골랐다. 야회무도회에서나 어울릴 만한 옷이었다.
가슴이 거의 들여다보일 만큼 앞이 깊게 파인 드레스였기에 유미는 노브래지어 차림이었다.
거기다 역시 노팬티에 검은 색 망사 스타킹에 가터벨트만 착용했다.
평소보다 야한 화장에 10센티도 넘는 킬힐은 물론이었다.
특별한...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맨돌아 유미는 가능한 한 섹시하고 도발적인 차림을 한 것이다.
유미는 현관 문을 열고 잠깐 주위를 살핀 후 재빨리 옆집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깜짝 놀랐다.
특별한 손님은... 뜻밖에도 여자였던 것이다.
“신유미 씨?”
“네...”
유미는 당황한 나머지 하이힐을 벗을 생각도 못하고 엉거주춤 서 있었다.
“흠... 생각보다 미인이시군요... 게다가 몸매도 아주 좋고... 이리 가까이 오세요.”
여자가 부드럽게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여자는 정말 미인이었다.
긴 생머리가 융단처럼 빛났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은 서구 여성의 이미지를 풍겼다.
몸매 역시 아주 멋졌다.
170정도는 충분히 넘어 보이는 키에... 잘 발달한 가슴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잘록한 허리 밑으로 적당한 힙과 매끈한 허벅지... 길게 뻗은 다리가 여자인 유미가 봐도 부러울 정도의 몸매였다.
“아니, 그냥 신은 채 와요.”
하이힐을 벗으려는 유미를 여자가 제지했다.
유미는 시키는 대로 여자 앞에 가 섰다.
그러면서 유미는 여자의 나이를 헤아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언뜻 보면 20대처럼 젊어 보였고, 다시 보면 어쩐지 연륜이 있어 보이는 그런 분위기... 나이를 종잡을 수 없는 묘한 분위기였다.
“음... 키도 적당하고... 가슴이 참 크고 탄력 있어 보이는 게... 남자들이 아주 좋아할 타입이군...”
여자가 다시 소파에 앉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신유미 씨... 박 사장 세컨이라며...?”
“.......”
유미는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숙였다.
“이해할 만해... 박 사장이 좋아하는 스탈이야... 우리... 한잔 할래?”
여자가 일어나더니 주방 한쪽 바로 향했다.
“전... 술이 약해서...”
“괜찮아... 한잔쯤은...”
여자가 싱긋 웃더니 언더락 두잔을 만들었다.
유미는 마지못해 여자가 건네주는 잔을 받았다.
특별한 손님...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 우리 만남을 기념하는 의미로... 건배.”
여자가 잔을 들며 부딪쳐 왔다.
유미는 그런 여자를 보며 미야꼬를 떠올렸다.
미야꼬와의 첫 레즈플...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나며... 경철이 특별한 손님이라고 말한 의미를 이해했다.
유미는 여자를 따라 잔을 들이켰다.
목젖이 짜르르 뜨거워지더니 단숨에 가슴 속에 열이 나는 것 같았다.
“자... 그럼...”
여자가 잔을 내려놓고 침대로 향했다.
유미는 여자를 따라 침대가로 다가섰다. 그리고 드레스를 벗으려 했다.
“아니, 그대로...”
여자가 만류하더니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난... 남자한테서는 잘 못느끼거든...”
여자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레즈비언인가...?’
유미는 양주 탓인지 얼굴이 몹시 화끈거렸다.
여자의 벗은 몸은 같은 여자인 유미의 눈에도 정말 눈부셨다.
팔등신으로 쭉 뻗은 몸에 탄력 있게 올라붙은 가슴... 이미 흥분했는지 하늘을 향해 발딱 솟아오른 젖꼭지... 희고 매끄러운 피부... 누구나 만져보고 싶다는 욕망을 참기 어려울 만치 매끄러운 허리선... 그리고 허리 아래로 한껏 올라붙은 팽팽한 힙...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켰다.
정말 고혹적인 모습이었다.
단지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자의 보지 둔덕을 뒤덮고 있는 까맣고 무성한 수풀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좀 억세 보이는 숲... 하도 무성해서 보지 속살조차 잘 보이지 않는 짙은 숲... 그것이 옥에 티처럼 느껴졌다.
“자... 일루 와...”
여자는 벌써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한잔 마신 술 탓인지, 유미와의 정사를 기대해서인지...
유미는 엉거주춤 침대 위로 올라갔다.
“내가 벗겨줄게...”
여자가 속삭이며 유미를 안았다.
여자의 입에서는 벌써부터 뜨거운 단내가 뿜어 나왔다.
“아... 정말 이뻐...”
드레스를 천천히 벗기며... 차츰 드러나는 유미의 속살을 향해 여자가 감탄사를 연발했다.
“맘에 들어... 유미 씨, 참 맘에 들어...”
“고, 고마워요, 사모님...”
유미는 여자의 호칭을 뭐라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인 끝에 ‘사모님’이라고 했다.
그러자 여자가 낮게 웃었다.
“그냥 언니라고 해.”
“네, 언니... 언니야말로 정말 아름다우세요...”
“호호호, 그래? 그렇게 봐주니 고마워... 하지만 난 우리 유미 씨 몸매가 더 이쁜데? 이 탐스러운 가슴... 디컵?”
“네...”
“젖꼭지도 크고... 정말 맘에 들어...”
드레스가 여자의 손에 의해 벗겨지자 유미는 그대로 가슴과 은밀한 부위를 노출한 채 스타킹과 가터벨트 차림이 되었다.
그런데 여자는 더 이상 벗기려들지 않았다.
하이힐 역시 신은 채 침대 위로 올라오라 했던 걸 보면 페티시 끼가 있는 것 같았다.
“하아...”
여자가 유미의 젖꼭지를 입안에 베물자 유미는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여자는 마치 자신의 남자인 것처럼 유미의 몸 위로 반쯤 올라와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애무를 했다.
그러면서 한손을 밑으로 뻗어 유미의 은밀한 곳을 더듬는 것이었다.
“하으...”
유미는 연달아 신음을 흘렸다.
여자의 길게 자란 손톱 끝이 유미의 클리토리스를 간지를 때 야릇한 쾌감의 전류가 등골을 타고 스쳐갔다.
여자는 희롱하듯, 애를 태우듯 유미의 몸을 가지고 놀았다.
자신도 여자였기에 어디를 건드려야 할지를 잘 아는 것 같았다.
아주 부드럽고 섬세하면서도 오히려 자극적인 애무가 이어졌다.
“아흐... 언니... 나... 미치겠어요...”
마침내 유미는 여자의 입술을 향해 얼굴을 내밀었다.
“그래... 키스해 줄게...”
여자가 유미에게 입술을 부딪쳐왔다.
여자의 키스는 달콤했다. 게속해서 젖가슴이며 은밀한 계곡을 더듬으면서 입술과 입술을 마주댄 채 유미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자신을 느꼈다.
여자는 미야꼬와는 달랐다.
미야꼬는 서로가 주고받는 애무의 형식이었지만, 여자는 일방적으로 유미를 애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유미의 손을 잡아 이끌어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유미는 이미 젖어 있었다.
계속되는 여자의 애무에 충분히 달아올라 있었던 것이다.
여자 역시 애액이 흥건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미의 손가락을 적시다 못해 강물처럼 범람하고 있었다.
유미는 지금 이 순간 경철의 불기둥이 거칠게 쳐들어와 자신의 계곡을 약탈해 주었으면 했다.
그러나 상대는 여자였다.
여자에게 불기둥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여자가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잠깐만...”
그러더니 여자가 미리 준비해 두었던 듯 베개 밑에서 이상한 걸 꺼냈다.
유미는 여자가 그걸 착용하는 모습을 보면서야 얼굴이 홧홧해졌다.
여자가 착용한 것은 검은 가죽벨트였다.
그런데 그 가죽벨트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 커다란 남근이 돌출해 달려 있었다. 경철의 불기둥보다 훨씬 더 커보였다.
‘세상에... 저렇게 큰 걸...’
유미는 순간 두려움이 앞섰다.
여자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빛이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었다.
남자의 눈빛에 다름아니었다.
“자... 이제 박아줄게.”
여자가 뜨거운 단내를 내뿜으며 유미의 몸 위로 올라왔다.
유미는 그런 여자를 위해 다리를 한껏 벌려주었다.
“으흑!”
유미는 순간 이를 악물어야 했다.
너무나 힘겨웠다.
경철이나 윌슨의 것보다 훨씬 큰 모조 남근이었다. 아무리 유미라고 해도 감내하기엔 벅찬 것이었다.
“흑! 너무 커요... 아파요... 언니... 아으... 아파...”
“괜찮아. 조금만 참아봐. 곧 적응할 거야...”
여자가 유미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속삭였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
여자는 정말이지 남자처럼 거칠고 강력하게 펌핑을 해댔다.
“아흑! 아흐...”
유미는 비명 반 신음 반 소리를 질렀다.
너무 힘겹고 고통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치 남자에게 당할 때처럼 야릇한 쾌감이 전신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같은 여자에게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묘한 설렘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미야꼬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이제... 괜찮지?”
여자가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그랬다...
여자의 말처럼... 유미는 이제 아픔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짜릿한 쾌감만이 등골을 타고 오르내리는 것을 느꼈다.
“아흐... 언니... 그래요... 괜찮아요... 으흣...”
“언니라고 하지 말고... 경철 씨라고 해봐... 유미야... 얼른...”
여자가 밭은 호흡으로 말했다.
유미는 순간 놀랐으나 여자가 시키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경철의 불기둥을 떠올렸다.
“그래요... 아흐... 경철 씨... 여보... 아흥... 나 올라요... 올라...”
“그래... 유미야... 니 보지에 내 좆 들어가니까 좋아? 그래? 말해봐...”
여자는 마치 자신이 경철인 것처럼 흉내를 내고 있었다.
유미는 머릿속에서 경철과의 섹스를 떠올리며 대꾸했다.
“그래요... 여보... 내 보지... 내 보지를 능욕해 주세요... 아흐... 더 세게... 더 세게... 으흐흐...”
“그래... 니 보지 아예 걸레로 만들어 줄게... 이것봐... 씹물이 아예 홍수가 났어... 유미 니 보지가 아주 찰지고 맛있는 걸...”
“그래요... 경철 씨... 여보, 여보! 내 보지를 갈기갈기 찢어 주세요... 아흑! 아흐... 나 미치겠어요... 여보... 아흐흐흐흐...”
유미는 몸부림쳤다.
머릿속의 경철이 자금 자신을 유린하고 있었다.
젖꼭지를 빨고 비틀며, 자신의 보지 속으로 그 위대한 불기둥을 쑤셔 박고 있었다.
유미는 한껏 다리를 들어 올려 여자의 허리에 휘감았다.
저절로 엉덩이가 들썩들썩 요동을 쳤다.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의 압박감 속에서 힘겨웠지만 이제는 그것이 오히려 참을 수 없는 쾌감을 안겨 주고 있었다.
게다가 여자는 아예 젖꼭지를 떼어 먹을 요량인 듯 거칠게 흡입하며 깨물고 있었다.
“아흐... 아파요... 아파요... 제발... 살살...”
몸을 뒤틀면서 유미는 발버둥쳤다.
그러나 여자는 유미의 반응을 무시하며 계속해서 깨물었다.
젖꼭지 뿐만 아니라 가슴이며 목까지... 쇄골 부근이나 가슴골 아랫부분까지 깨물고 물어뜯었다.
‘치흔이 생길 텐데...’
유미는 두려웠으나 여자를 제지할 수 없었다.
여자는 한껏 달뜬 상태였다.
유미가 비명을 지르면 지를수록 더 거칠게 달려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유미는 이상하게 짜릿한 자극을 느꼈다.
여자의 손톱이 가슴을 찌르며 주물럭거리는 거친 애무와... 이빨로 깨무는 고통스러운 자극이... 자극을 넘어 또다른 묘한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었다.
“어머! 어머! 아파요... 여보! 나... 흐흐흐흐으...”
유미는 여자에게 깔린 채 허리를 꼬고 몸을 비틀며 절규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막힌 희열이었다.
“젛아? 유미야... 말해봐... 좋아? 내 좆이 니 보지를 짓밟아 주니까... 좋아?”
여자는 영락없이 경철의 말투를 흉내내고 있었다.
“이 보지도... 젖통도... 다 내꺼야... 그렇지? 대답해봐...”
“네... 여보! 제 보지... 젖통... 다 당신 꺼예요... 아흐흐흐으...”
그러면서 유미는 절정에 오르는 자신을 보았다.
허공에 붕 뜬 채... 숨이 멎어버리는 것 같은 절박함이 온몸을 휘감았다.
‘안 돼... 안 돼...’
유미는 발버둥쳤다.
그리고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사정의 감각을 느끼며 절규했다.
“허억!”
쭉- 쭉- 쭉- 쭈욱-
분수가 터져버린 것이었다.
유미는 온몸에 힘이 한순간 풀리며 까마득한 나락 속으로 추락해 버렸다.
유미가 정신을 수습했을 때는 여자의 땀에 젖은 얼굴이 사타구니 속에 묻혀 있는 순간이었다.
“어, 어떡해... 언니...”
그러나 여자는 거침없이 혀를 놀렸다.
“아... 맛있어...”
여자는 여전히 달뜬 목소리였다.
“유미 니 보지... 보면 볼수록 이뻐... 국물도 맛있고... 하아...”
여자는 혀를 놀려 유미의 그곳을 깨끗이 청소하는 중이었다.
“”자... 이제... 내꺼 빨아줘...“
여자가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유미의 얼굴 위로 걸터앉았다.
가죽 벨트는 이미 풀어버린 상태였다.
여자의 그곳은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
애액을 얼마나 쏟았는지 온통 넘쳐흐르고 있었다.
유미는 정성스레 그것을 핥기 시작했다.
“나... 얼마만에 이렇게 싸본지 몰라... 유미야 고마워... 하아...”
여자는 한껏 고양된 목소리였다.
‘세상에... 이렇게 많이...’
유미는 끝없이 넘쳐나는 여자의 애액을 쉴새없이 핥아 삼켰다.
여자의 애액에서는 희한하게도 커피향이 났다.
어쩌면 커피 매니아인지도 모른다고 유미는 생각했다.
“흐음... 좋다... 그래... 유미 참 멋져... 잠깐, 잠깐만... 아흐... 유미야! 입 벌려! 입 벌려!”
여자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순간...
여자가 오줌을 쌌다.
유미는 그것을 채 다 받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입을 벌렸다고는 하지만... 폭포처럼 쏟아지는 그녀의 오줌은 입을 넘쳐 얼굴 위로, 목덜미로, 끊임없이 쏟아졌다.
“마셔! 마셔! 유미야!”
지린내를 맡을 겨를도 없었다.
유미는 시키는 대로 허겁지겁 여자의 오줌을 받아마셨다. 뭐가 뭔지도 모를 맛이었다. 그저 꿀꺽꿀꺽 정신없이 삼켜야 했다.
“후... 정말 좋았어... 유미야... 난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 어쩌지? 난... 널 사랑할 것 같은데...”
여자가 만족스럽다는 듯 유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여자의 얼굴에 따스한 미소가 벚꽃처럼 활짝 피어 있었다.
여자는 이제 아예 ‘씨’자는 빼버린 채 반말 투였다.
어쩌면 이 여자가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유미는 무시해 버렸다.
특별한 손님... 그렇다면 반말쯤 듣는다고 해서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었다.
“가자, 유미야. 내가 씻어줄게.”
여자가 부드러운 손길로 유미를 잡아끌었다.
유미는 여자를 따라 욕실로 들어섰다.
여자는 유미를 세워놓고 적당히 따뜻한 물로 몸을 헹구어 주더니 이내 비누칠을 하기 시작했다.
오줌에 젖은 얼굴부터 목덜미, 젖가슴이며 허리까지... 그리고 나중에는 다리를 벌리게 하더니 은밀한 그곳까지... 세심하게 비누칠을 하며 씻어주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씻겨주는 남자의 행동에 다름아니었다.
‘세상에, 이렇게 이쁘고 멋진 여자가...’
유미는 한순간 여자가 측은해졌다. 연민의 감정이 생겼다.
난 남자한테는 잘 못 느끼거든... 하던 여자의 말이 떠오르자, 유미는 문득 그녀가 참 가엾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여자로 태어나서... 이렇게 축복받은 육체를 타고 났으면서도, 남자의 맛을 못 느낀다니...
유미는 여자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며 뭔가 안쓰러워지는 것이었다.
“언니... 제가 닦아드릴게요.”
유미는 얼굴을 붉히며 여자에게 말했다.
“그럴래?”
여자가 흐뭇하게 웃으며 몸을 맡겼다.
유미는 정성을 다해 여자의 몸에 비누칠을 해주었다.
여자가 했던 것처럼... 전신을 부드럽게 닦아주고, 은밀한 계곡까지 촘촘히 씻어주었다.
“내 보지... 어때?”
여자가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
“언니 보지도... 참 이뻐요...”
“남자들이 탐낼만해?”
“네... 제가 남자라면... 아마 언니한테 반했을 걸요...”
“후훗... 그래? 근데 어쩌지...? 난 남자는 별루야...”
여자가 씁쓰레하게 웃었다.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긴 했지만... 남편한테 미안할 뿐이야... 타고난 걸 어쩌겠어... 첨엔 마지못해 남편하고 섹스를 하긴 했지만... 도무지 힘들기만 하고 재미가 없는 걸... 난 타고난 레즈야... 유미 같은 여자가 좋아... 그리고 내가 하는게 더 좋고...”
“그러셨군요...”
“그래... 그래서 남편한테 고백했고... 남편은 날 이해해 줘... 대신 맘껏 다른 여자를 사귀어도 좋다고 했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여자의 몸에 타올을 걸쳐주자 여자가 다시한번 유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딥키스였다.
“우리 유미... 나보단 나이가 많은 것 같은데... 그래도 이해하지? 앞으로도 날 언니라고 불러줘.”
“네... 언니...”
유미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지만 다소곳이 대답했다.
“난 유미가 참 부럽다... 남자한테도 사랑받고... 여자한테도 사랑받고...”
여자는 침대가에 나란히 앉아서도 연신 유미의 입술을 탐하고 은밀한 계속에 끊임없이 손을 들이밀었다.
“오늘 고마워... 수고 많았어...”
언제 준비해 두었는지 여자가 베개맡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옷이나 한 벌 사 입어. 이건 내 성의야...”
“어, 언니...”
유미는 얼굴이 새빨개져 손을 저었다.
“괜찮아. 박 사장도 이해할 거야.”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유미는 여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도대체 뭐하는 여자일까... 하지만 종잡을 수가 없었다.
경철이 보냈다면 틀림없이 보통 여자는 아닐 것이었다. 더구나 특별한 손님이라는 사족까지 붙였던 걸 보면...
집에 와서 열어보니 봉투에는 백만원짜리 수표가 석장이나 들어 있었다.
그런 걸 보면 아마 성공한 비즈니스 우먼 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모델이나 연예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아무렴 어때... 난 최선을 다했으니까...’
경철에게 실망을 안겨 주진 않았을 거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유미는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여자가 만족했으면 다 된 거였다.
그러나 가슴 한켠에는 묘한 앙금이 남아 있었다.
유미 너를 사랑할 것 같애... 하던 여자의 말 때문이었다.
경철이 찾아온 건 그날 밤이었다.
그것도 새벽 두시였다.
평소에 없던 일이었다.
유미는 잠든 남편을 조심스레 살펴보았다.
조금 전에 격렬한 섹스를 나눈 탓인지 남편은 깊게 잠든 것 같았다.
유미는 슬그머니 빠져나와 옆집으로 들어갔다.
경철이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몹시 취한 것 같았다.
“일루와... 내 보지... 너무 늦었는데... 불러서 미안하다...”
“웬일이세요... 엄청 취하신 거 같은데...”
유미는 다소곳이 경철 옆에 앉았다.
“꿀물 한잔 타 드려요?”
“아니... 됐다. 유미야... 일루 와라... 니 보지 잘 있었는지 검사나 해 보자...”
경철이 유미를 안고 소파 위로 넘어졌다.
술이 취해도 단단히 취한 모양이었다.
“아이... 여보... 많이 취하셨어요...”
유미는 문득 아까 했던 남편과의 섹스가 떠올라 얼굴이 뜨거웠다.
남편이 쏟아낸 정액이 아직도 몸속에 남아있을 터였다.
“취했다고...? 그래...나 오늘 좀 마셨다... 그런데... 그렇다고 너 만지면 안 되냐? 흐흐흣...”
경철이 기어이 유미의 가랑이를 벌리고 손을 들이밀었다.
“어헛... 이것 봐라... 너 오늘... 남편하고 씹했냐? 흐흐... 보지가 아직까지 축축한데... 틀림없이 씹하고 난 보지야... 흐흐흐...”
“네...”
유미는 사실대로 말했다.
“그려... 잘 했다. 남편한테도 잘 대줘야지... 흐흐... 당연히 그래야지...”
경철이 이해한다는 듯 웃었다.
“미안해요... 오늘 오실 줄 모르고...”
“아니야. 뭐가... 이 시간에 온 내가 잘못이지... 유미 네 가정 생활에는 지장 없게 하려고 했는데... 오믈은 도저히 네가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이해해라...”
“네... 여보...”
“근데... 어제는... 고맙다.”
유미는 다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년이... 널 정말 맘에 들어 하드라... 나한테... 고맙다 그러드라. 너 같은 여잘 소개해 줘서... 흐흐흐...”
경철이 옷을 벗기며 말했다.
유미는 경철의 손을 도와 실내복을 머리 위로 끌어올려 벗어 던졌다.
“그년... 쌌다며? 흐흣... 그년은 머리끝까지 올라야 싸는 년인데... 흐흐... 그년 모처럼만에 션하게 쌌다고 되게 좋아하드라...”
유미는 그말을 듣자 다시 얼굴이 화끈해졌다.
여자가 자신의 입안에 오줌을 쏟아 부었던 게 생각나서였다.
“유리 유미... 고맙다. 잘 해 줘서...”
경철이 꼭 끌어안더니 입을 맞췄다.
술냄새가 진동했다.
“그년... 누군지 아니...? 흐흣... 내 마누라다...”
“네? 뭐라구요?”
유미는 아연했다.
“그래... 내 마누라다. 흐흐...”
“그, 그게... 정말이세요?”
“그렇다니까... 내 마누라야... 친구놈들이 이쁘다고 그렇게 부러워하는... 내 마누라... 큭... 허허허...”
유미는 멍해졌다.
경철의 와이프...
그제서야 유미는 어제 여자의 말투가 경철과 너무나 흡사했던 것과, 자신을 경철이라고 부르라던 말이 떠올랐다.
‘그랬구나...’
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니가 우리 관계를 알고 있었단 거예요?”
“알다마다... 나는 여자를 만날 때마다 와이프한테 다 이야기한다. 흐흐... 그래야 속 편하니까...”
“미리 귀띰 좀 해 주시지...”
“그년이 싫다드라. 그냥 모르는 체 한번 널 보고 싶다고... 그런데 되게 만족했던 모양이야. 하... 널 자주 보고 싶단다...”
“그랬군요...”
유미는 입술을 깨물었다. 언니라고 불렀던 게 괜히 자존심도 상하고... 농락당했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네 살인가 여섯 살인가 어린 마누라라던 친구들의 얘기가 떠올라서였다.
“그래... 기분 나쁘냐? 흐흐흐... 나이는 너보다 어려도 언니는 언니지... 그년은 정실, 넌 세컨이니까... 할 수 없잖아? 그냥 앞으로도 언니라고 불러줘라. 그년... 원래 여자들 만나면 지가 언니 노릇 한다. 그게 좋은 모양이니... 이해해 줘라. 알았냐?”
“네...”
“그래도 그년... 생각보다 착한 년이다. 지가 그러니까... 다 이해해 주고... 맘에 들면 나보다도 더 지가 챙긴다...”
“알았어요... 여보.”
“나 오늘 여기서 자고 갈란다. 나 재워놓고... 남편한테 가거라... 알았지?”
경철이 비틀 몸을 일으키더니 안방 침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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