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사 채수련 15부
여형사 채수련 15부
한편 회심의 여형사포획작전에 실패한 폭탄은 차안에서 기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나"
"죄송합니다..형님. 실패했습니다"
"하하...폭탄 네 녀석마저 보기좋게 당한 모양이군"
폭탄은 의외로 불호령이 안떨어지자 의아해했지만
"방심을 좀 했습니다. 거의 다 잡았었는데...그만.."
"그래 직접 싸워보니 어떠던가"
"그게..좀...방심했습니다만 분명 대단한 실력을 갖춘 년인건 확실합니다. 기절까지 시켰는줄 알았는데 속아서 당해서리....
이젠 어떻게 합니까? 그 년이 우리 존재를 확실히 알고 바로 급습해 올텐데요"
"흐흐... 괜찮아.내 그럴줄 알고 안경쪽에다가도 보험형식으로 부쳐놨었는데 성공했다니 그나마 다행이지. 어서 아지트로 와라. 폭탄"
"보험이라뇨?"
"널 못 믿은건 아니지만 확실히 하는게 좋단말이야. 지금 우린 궁지에 몰렸었으니...일단 오기나 해"
그러면서 끊어버리자 폭탄은 차안에서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다른 놈들은 고개를 숙이면서 폭탄의 눈치를 살핀다.
"으...썅년...두고보자....내 손으로 꼭 이 수모를 갚아줄테니...띠발,. 피눈물 쏟게해주마"
뺨까지 똑같이 얻어맞은게 엄청 열받은 폭탄은 명치를 어루만지며 칼날을 갈았다.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난 은미였지만 폭탄에게 얻어맞은 뺨은 술에 취한듯 새하얀 피부에 뻘건 손자국이 선명히 나있었고 명치와 배에
싸늘한 아픔이 퍼져있다.
'이 놈들...마지막 발악이였어..낼 이면 모두 끝이야...범죄자의 말로가 어떤지 느끼게 해줘야겠어'
가까스로 아파트에 도착한 후 경비원 할아버지에게 인사하고 들어서려는데
"여..처자..몸이 휘청거리는데 어디 아픈가?"
"아니에요..좀 피곤해서"
노경비원은 그런 은미를 아래위로 훓어보고
"흠..그래 오늘은 그 중년남자는 안 오나?"
"예?"
"아..아니야..그럼 들어가보게....너무 무리한 관계를 하지말고.."
고개를 흔들면서 경비실로 돌아간다.
"......?."
은미는 무슨 소리인지 잘 몰랐으나 지금은 정신이 없어 물을 겨를도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충에 도착한 그녀는 문을 열고 안방을 열자마자 더러워진 옷도 벗지못한채 침대위로 그대로 앞으로 쓰러진 후
정신을 잃었다.
은미는 지금 싱그런 햇살이 쏟아지는 들판의 아름드리 나무아래에서 시집을 읽고 있다. 시를 음미하면서 살짝 눈을 감으면서 읖조리고
있자니 앞에 그림자에 비치고 있다. 고개를 들어보니 놀랍게도 은영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거였다.
"어..언니"
은미는 너무 놀라 책을 떨어트리고 손을 집고 일어섰다.
"언니..은영언니.."
"그래. 은미야. 언니란다. 그동안 몰라보게 컷구나. 마치 거울을 보는거 같아"
"하..하지만 언니..어떻게...언닌 벌써 5년전에 죽었잖아"
은영은 밝은 미소를 띄며
"그래..그땐 그랬었지..하지만 이렇게 돌아왔잖니"
은미는 감격에 겨워 은영의 손을 덥썩 잡고 껴안았다.
"나보다 키는 크구나..그래 우리 어디 옛날처럼 뛰면서 놀아볼래?"
은영은 은미를 떼어내면서 수풀을 헤치며 숲속으로 들어갔다.
"언니..가지마. 위험해"
은미는 소리쳤으나
"은미야..어서 오렴"
손짓하면서 재촉하는 은영.
은미는 은영을 놓치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그녀를 향해 뛰어갔다. 거의 따라잡은 은미는 은영의 어깨를 잡았고 은영은 뒤를 돌아보았다.
"아악...당신은"
"크크크..널 죽여주지"
은영이 아닌 폭탄이 칼을 뽑아들어 은미의 배를 찌른다.
"아...아악~~~~~~~~안돼~~~왜"
은미는 그 순간 눈을 떴다. 몽롱한 정신속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일단 자신의 방이라는 생각이 나자 안심이 되었다.
"후우"
지독한 악몽을 꾼 은미는 식은땀을 얼굴에서 훔치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온몸이 땀으로 뒤덮힌듯 찝찝하다.
'왜 그런 꿈을....어제 밤 일땜에 그러나봐'
은미는 흙먼지가 묻은 옷들을 하나둘씩 벗고 욕실에 들어가 온수를 욕조에 담고 몸을 담궜다.
'오늘로써 모든걸 끝내고 좀 쉬어야겠어..'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기니 한결 기분이 나아진 은미는 타월과 비누로 구석구석 몸을 씻었다. 폭탄에게 맞았던 그곳은 약간의 아픔이 남아
있었지만 그다지 신경쓸 정도는 아니었다. 수건으로 아래위를 두른채 욕조에 나온후 냉장고에서 우유 한잔을 마셨을때 문뜩 엄마생각이
났다. 요사이 안부연락을 못한 그녀는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눌렀다.
"엄마야? 나 은미...응...별일없었지? 응..아냐...난..괜찮아. 엄마 나 요새 못봐서 외로웠지? 지금은 사건이 있어서....곧 다 끝내고 휴가 얻
어서 효도할께....걱정마...무장한 경찰들과 행동하잖아....후훗...에고..내 핸드폰 울린다..엄마...끊어야해...또 전화할께....엄마..사랑하는
거 알쥐? 내가 엄마 지켜줄꺼야...그럼"
은미는 급히 수화기를 내려놓은 후 벗어진 외투자락속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찍힌 번호는 강두식형사번호.
'아직 7시도 안됐는데...무슨 일이지'
고개를 꺄우뚱거리며 폴더를 열었다.
"예..선배님..은미에요.'
".............."
"선배님. 말씀하세요"
"흐흐흐.."
"여보세요?"
"신형사님"
이건 강형사님 목소리가 아니다.
"누구시죠? 누군데 강형사님 핸드폰을...."
"흐흐흐...내가 누군지 모른단 말야? 섭하군그래..내 목소리를 잊었단 말이지...흐흐"
은미는 몸이 쭈뼛선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 인물이 생각난 것이다.
'이 목소리는'
"당신은 배 기호"
""크크크....빙고"
"당신이 왜..선배님 전화기를...."
"강형사님이 이걸로 전화하라고 하더군"
"뭐라고?"
"어제 너가 싸운 상대는 1조였지. 보기좋게 너한테 당해 실패했었지만 그럴줄알고 2조를 너의 파트너 강형사쪽에 붙여놨었거든. 크크...
너와는 다르게 한방에 뻗더구만. 그런 약골 파트너를 둔게 잘못이지. 하하하....너의 선배님은 지금 우리 앞에 의자에 묶여져 얌전히 있지"
"당신...그...그런짓을...나마저 모잘라 비겁하게 선배님을 끌어들이다니....이 개자식아"
은미는 분노가 턱에 사무쳐 입을 떨고 있다.
"하하하하..진정하라고. 어제 그래도 반항을 하기에 쪼금 손좀봤지. 얼굴이 좀 부어오르고 입술이 터진것뿐이니 전체적으로 양호하니 넘
걱정말라구. 생명에는 전혀 지장없으니"
"머야? 야..이..나쁜 새꺄...너가 그러고도 무사히 살아남을꺼같애?"
"하..이년보게..갑자기 기분 더러워지는데...야들아..한방 더 매겨라"
말이 끝나기무섭게 핸드폰에선 둔탁한 충격음이 들렸고 남자의 고통소리가 울려퍼진다. 은미는 눈물이 핑 돌았다.
"그..그만해..이 자식아..관두란말야..."
"그러니 또 내 성질 건드리지마. 알았아? 넌 너무 우리 조직에 깊이 관여했어. 그 댓가를 지금 네 년 파트너가 대신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지.
전번에 네 년이 형사라고 내 속을 긁어놓았는지 모르겠지? 안그래? 이 년아"
"그.그래서..너희들이 원하는게 도대체 뭐야...어서 풀어줘"
"이봐. 신 은미.. 내 말 잘들어..선배를 구하고 싶으면 내 말을 정확히 따라야지만 가능해. 알간?"
"알았으니까 빨리 말해"
"알았어가 뭐야? 존댓말을 쓰란 말이야..확 더 패기전에..."
기호의 목소리 톤이 급격히 올라갔다.
"아..알았어....요....알았다구요"
"후후..좋아. 일단 우리 동생들을 풀어줘"
"머라구요? 그 놈들은..."
"어허..토 달지마. 애들을 소인동의 오산고개를 지나 바로 커브를 틀면 넓은 공터가 있을꺼야 그곳에서 풀어줘라. 그 후에 다시 전화한다"
은미는 잠시 생각하다
"알았어요. 대신 선배님 목소리를 듣게 해 줘요. 확인해야겠어요"
"좋아..그 정도야...어이 형씨. 아끼는 후배가 안부를 묻는데 대답 좀 하라구"
잠시후
"은미?"
"선배님..."
은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은미..이 놈들 말 듣지마..절대로 내 말대로..이 놈들은...으악"
"서...선배님"
"네 선배의 말은 무시해야한다는거 알지? 흐흐..."
은미는 무서운 현실에 입술을 꼭 깨물었다. 대담하게 동료형사에게까지 마수를 뻗치는 놈들이다. 자기는 모르겠지만 강형사에게까지 위험의
손이 뻗칠줄은 꿈에도 생각못한 자신이 한심스럽다.
"그럼 우리 동생들을 풀어준 후 다시 전화하지. 아..그리고 회사덮칠 생각을 꿈깨라구..벌써 다 정리했으니...크크"
그리고 끊겼다. 은미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엇보다 자신땜에 강형사가 린치를 당했다는 점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
모든게 순조롭게 진행됐었는데..불길한 꿈이 현실이 될줄이야...
멍청이 풀린 눈으로 마루장판을 보던 은미는 정신을 추스렸다.
'풀어주더라도 무슨 또 지시를 내릴려고 그러는건지...아...어쩐다'
어쨌건 당장으로선 이들의 말대로 해야겠기에 서둘러 나갈채비를 해야했다. 그렇게 옷을 대충입고 나가려는데 다시 핸드폰이 울린다.
"또 머죠?"
퉁명하게 내뱉었다. 가증스런 범죄자들한테 존댓말을 써야하는것 자체가 은미로써는 모욕이다.
"하하..미안...아까 깜빡해서 말야. 옷차림에 대해서 조언 좀 하려고말야"
"옷차림이라뇨?"
"형사라고 맨날 바지만 입는 모양인데. 오늘은 기분도 그럴테니 다르게 입고 출근하라고"
"그게 무슨 뜻이죠? 다른게 입다니"
"후후...설마 처녀가 집에 치마가 하나도 없는건 아닐테지? 내 말대로 입고 나가라고...흐흐...무릎위가 15센치이상 드러나는 미니를 입으라고...
다른 옷이야 말대로 해도 상관안할테니...물론 그런 옷에는 하이힐이 기본이겠지만..맨얼굴말고 화장도 왠만큼 하면 더 좋고.."
"왜 꼭 미니스커트여만 하죠? 다른 치마는 안돼요? 근무할때 불편하다구요..무엇보다 그런 옷입고 경찰서에 들어간적도 없는데....남들이 보면.."
"내가 토달지 말라고 했지? 하라면 하라는대로 해...안그러면 강형사 무덤에서 보게 될지 모르니깐"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끊어버린다.
어이가 없어진 은미는 한숨을 내쉬며 옷장을 열어 스커트를 골랐다. 무릎위 15센치정도라면 3-4개정도 뿐이다. 그나마 타이트한건 3개라 나머지
하나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왜 저 넘들 말대로...강형사님....어떻해요..저'
바지를 벗고 새 팬티스타킹 비닐을 뜯고 입은 후 그 위에 미니스커트를 올렸다. 고개를 들어 거울을 쳐다보자 미끈한 다리자태를 뽐내듯 서 있는
자신이 들여다보인다.
'이런 거 입고 들어서면 다 쳐다볼텐데..개자식..무슨 이따위 짓을 시키는거야'
화장대에 꿇어앉아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